앵커: 북한의 김정은 제1비서가 '조문 감사' 내용을 담은 친서를 남측에 전달했습니다. 이날 친서를 들고 개성을 찾은 김양건 비서는 "남북관계가 개선되길 희망한다"고도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제1비서가 24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각각 친서를 전달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 3주기 조문에 감사한다는 내용이 공통적으로 담겼습니다. 특히 이 여사에게 보낸 친서에는 내년 봄 평양을 방문해달라는 내용도 들어있습니다.
김성재 전 문화부 장관 (김대중평화센터 이사): (친서의 내용은 이희호 여사에게) 감사하다는 것과 내년 봄에 오셔서 편히 쉬고 가십시오 라는 것과…
친서는 김양건 대남비서가 개성으로 갖고가 전달했습니다. 김 비서는 “내년이 6.15선언 15주년”이라며 “남북관계가 정말 좋아지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고 김 전 장관은 전했습니다.
또한 “김 비서는 금강산 관광과 5.24 조치, 이산가족 상봉 등 문제에서 소로(小路)를 대통로로 만드는 계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김 전 장관은 덧붙였습니다.
이날 별도로 방북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도 김정은 명의의 감사 친서를 받았습니다.
현 회장은 “현대의 사업에 언제나 성과가 있기를 바란다는 내용, 그리고 앞으로 평양을 방문하면 반갑게 맞겠다는 내용의 친서를 김양건 비서로부터 전달받았다”고 밝혔습니다. 현 회장은 또 “김 비서는 금강산 관광 문제 등이 새해에는 잘 풀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며 “구체적인 내용이라기보다는 덕담 수준의 이야기였다”고 설명했습니다.
남북문제 전문가들은 북측이 이날 김정은 제1비서의 친서를 민간단체에 전달함으로써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간접적으로 나타낸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 정부간 관계가 막혀있는 상태에서 민간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북측의 의지를 보이면서 공을 남측에 던진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김대중평화센터와 현대아산은 김정일 사망 3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 16일 각각 개성을 방문해 조화를 전달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