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남북공동행사 또 무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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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남북 민간단체가 어제 개성에서 광복 70주년 계기 8·15 공동행사 개최 문제를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남북은 오는 31일 개성에서 추가 실무접촉을 갖기로 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8.15 남북공동행사 개최를 논의하기 위해 남북 민간단체가 23일 개성공업지구에서 만났습니다. 이날 실무접촉에는 남측에서 김광준 남측준비위 운영위원장 등 4명이, 북측에서 양철식 북측위원회 부위원장 등 4명이 각각 참석했습니다.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지만, 합의점을 찾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이날 논의의 핵심은 개최 장소였습니다. 북측은 지난 20일 선전매체 등을 통해 밝힌 것처럼 8월 13일부터 15일까지 백두산과 평양, 개성에서 민족통일대회를 열자고 했고, 남측은 8.15 공동행사를 서울과 평양에서 동시에 열자고 제안했습니다.

이번 접촉에서도 남북은 자신의 입장을 관철하는 데 급급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더구나 남측이 제의한 서울과 평양 동시 개최 방안에는 남북 대표단이 상대방 행사에 교차로 참여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어 북측이 난색을 표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측 준비위는 “남측의 정세와 상황으로 인해 어려움이 있지만, 요청에 대해 심중히 논의하겠다”며 확답을 주지 않았다고 남측 준비위가 전했습니다.

남북 대표단은 오는 31일 다시 만나기로 했습니다. 지난번 6.15 공동행사를 논의하는 과정에서도 장소 문제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번 8.15 공동행사도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김광인 코리아선진화연대 소장 : (북측이) 평양과 백두산, 개성 등에서 열자고 한 것은 남쪽 사람들을 불러서 자기들이 원하는 행사를 하겠다는 것이죠. 그 행사를 통해서 북한 내부의 결속을 다지고 대남 선전용으로도 쓰고.. 그런데 남측이 제의한 서울과 평양 동시 개최 방안은 북측 대표단이 서울에 와야 하는 문제가 있어서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죠. 결국 북측은 서울에 사람을 보내고 싶지 않다는 거죠.

만약 공동행사가 열린다면 남북은 지난 2005년 이후 10년 만에 8.15 공동행사를 개최하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남측 정부는 “8.15 공동행사가 성사될 경우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당국 간 대화가 막힌 상황에서 민간을 통해서라도 가능한 많은 접촉이 이뤄져야 한다”며 기대감을 표시했습니다. 그러면서 당부의 말도 남겼습니다. “순수 민간교류인 이번 행사가 정치적으로 변질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