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자체 연료로 경수로 가동' 실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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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관영 언론을 통해 조만간 자체 연료를 사용하는 경수로를 건설해 가동시킬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북한의 이런 계획이 실제 실현될 수 있다는 미국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아시아태평양연구소의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부소장은 3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2010년대 자체 생산한 연료로 경수로를 가동시키겠다고 지난 29일 천명한 것이 단순한 위협용 언사가 아닐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국무부 한국과장을 역임한 스트라우브 부소장은 북한이 과거에도 핵개발 의지를 천명하고 이를 실천한 사례가 있다며 북한의 이번 언급은 대미 위협용일뿐 아니라 동시에 실제로 현실화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습니다.

Straub: It could be a threat but I suspect it's both a threat and a reality.

스트라우브 부소장은 북한은 1994년 제네바 핵합의 때부터 경수로 지원을 원해왔고 스스로 경수로를 건설할 의지도 있다면서 비록 북한이 경제적으로 어렵긴 하지만 북한의 기술력으로 경수로를 건설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스트라우브 부소장은 6자회담이 재개되면 북한의 우라늄 농축을 통한 핵개발 문제도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는 일각의 지적의 대해 북한은 합리적인 조건을 내걸며 외교적 협상을 통해 핵 문제를 풀려는 조짐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2003년부터 시작돼 7년의 세월이 지나도록 진전이 없는 6자회담에 더는 기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전문가들은 30일 AFP통신과 회견에서 북한의 이번 경수로 건설 발언은 북한이 경수로의 원료인 농축 우라늄 생산에 한층 더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 연구원의 김태우 박사는 경수로에 쓰이는 연료는 저농축 우라늄이지만 우라늄 농축 기술을 습득한 북한은 손쉽게 언제든 핵무기의 연료인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도 3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경수로를 건설할 예정이라는 언급에서 주목할 부분은 원자로 가동 시 자체 연료를 사용하겠다는 부분이라면서 이는 핵무기의 원료로 사용되는 고농축 우라늄을 북한이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앞서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29일 북한에 대한 미국과 한국의 이른바 ‘기다리는 전략(strategic patience)’을 거론하면서 “2010년대에는 자체의 핵연료로 돌아가는 경수로 발전소가 우리의 대답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