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영변 핵 단지에 건설 중인 경수로에 돔형 지붕이 장착된 최근 위성사진이 공개됐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경수로 핵심부품의 조립이 끝나지 않았을 수 있다며 경수로 완공과 가동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합니다.
영국의 군사전문지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의 위성화상 분석가인 앨리슨 푸치오니(Allison Puccioni)는 지난 6일 찍힌 영변 핵 단지의 위성사진을 토대로, 경수로에 돔형 지붕이 장착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2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보낸 전자우편에서 원자로 건물 위에 지름 21미터의 돔형 지붕이 설치됐다면서 경수로 건설 작업에 중요한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수년이 지나야 경수로가 완공돼 완전 가동이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The emplacement of the dome is a significant development, although it may take several more years for the facility to be completed and brought into full operation.)
푸치오니는 2010년부터 북한이 영변 핵 단지에 고유 기술로 설계한 경수로를 건설하기 시작했고 경수로를 덮는 돔형 지붕은 약 1년 전부터 경수로 건물 옆에 놓여 있었다면서 지난 6월 21일에서 8월 6일 사이 장착됐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푸치오니는 또 지난 5월 촬영된 위성사진에서는 경수로 내부에 원자로 노심(reactor core)과 압력용기(pressure vessel), 증기발생기(steam generator) 등 핵심 대형부품을 실어 나를 수 있는 대형 크레인(gantry crane)의 모습을 볼 수 있고 6월 촬영된 사진에서는 향후 원자로 가동 시 이를 지지하고, 또 연료집합체(fuel assemblies) 등 원자로 부품을 들어 올리고 옮기는 폴라 크레인(polar crane)의 모습도 처음 볼 수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6월 촬영된 위성사진을 보면 경수로 건물의 주요 공사가 마무리 단계이며 지붕 장착이 곧 뒤따를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Its presence on the June 2012 image indicated that the bulk of construction in the reactor building was nearing completion with the dome emplacement soon to follow.)
앞서 지난 14일 미국 워싱턴에 있는 민간연구기관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도 올해 5월과 6월에 촬영된 영변 핵 단지 위성사진을 근거로 경수로 건설이 빠른 진전을 보이고 있어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경수로가 완공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보고서의 공동 저자였던 이 연구소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David Albright) 소장은 내년에 경수로가 완공된다하더라도 이 원자로가 제대로 가동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의 로버트 아바기얀(Robert Avagyan) 연구원은 2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올브라이트 소장의 그 같은 전망에 동의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경수로의 지붕이 장착된 것은 2013년 하반기 경수로가 완공될 수 있다는 이 보고서의 추정을 뒷받침하는 근거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아바기얀 연구원은 돔형 지붕을 장착했다고 해서 경수로 내부에 있는 대형 부품의 조립 공정이 끝났다거나 모든 부품이 내부로 옮겨졌다고 확정적으로 말할 순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아바기얀 연구원: 경수로 지붕 쪽 외에도 경수로 건물 옆쪽에 내부로 대형 부품을 들여 놓을 수 있는 공간이나 대형 문(doors)이 있을 수 있습니다. 경수로에 돔형 지붕을 장착했다고 해서 반드시 내부 공사가 마무리됐다고 볼 수는 없고 당분간 작업이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22일 북한 경수로 건설이 진전됐다는 보도와 관련해 북한 핵개발에 대한 미국의 우려는 과거와 마찬가지로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북한의 새 지도자가 핵 포기를 약속한 ‘9.19공동성명’을 비롯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등 국제의무를 지킬 것을 원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