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총리 “억류문제 북과 신중한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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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암살 사건을 수사 중인 말레이시아 정부가 북한에 억류된 자국민의 무사 귀환을 위해 매우 신중한 협상을 북한 당국과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말레이시아의 나지브 라작 총리는 29일 김정남 암살사건 후 평양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 말레이시아인들의 귀국을 위해서 북한 당국과 대화를 조심스럽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 주재 말레이시아 대사관 직원 3명과 가족 6명 등 총 9명의 말레이시아인들이 평양에서 발이 묶여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지난 2월 13일 쿠알라룸프르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김정남 암살 사건의 배후로 북한 정권을 지목하며 북한 외교관 등을 용의자로 발표했습니다.

북한은 이에 반발하며 말레이시아 국민 11명을 억류 조치했고 말레이시아도 불법 체류 중인 북한 노동자를 추방하겠다는 발표와 북한과의 단교도 고려하고 있다는 정부관리의 발언까지 나오면서 두 나라의 관계는 급속도로 나빠졌습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가 사건 직후 체포했던 북한인 리정철을 증거 불충분으로 북한으로 추방하고 북한도 억류 중인 말레이시아인 중 유엔 산하 기구 직원 2명에 대해 출국을 허용하면서 양국간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었습니다.

라작 총리는 이날 밤 집권당 대표와 당정 회의를 주재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매우 민감한 논의를 북한과 진행 중이라면서 중요한 것은 결과이며 평양에 있는 말레이시아인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말했습니다.

나지브 라작 말레이 총리 : 양국 정부 간의 협상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침착하게 협상 결과를 기다려 주기를 바랍니다. 이 문제는 민감합니다. I hope everyone will be patient, because negotiations between (the two) governments are ongoing, and this matter is sensitive.

라작 총리는 자국민의 안전을 위해 북한과 협상을 하고 있지만 말레이시아가 법의 지배 원칙을 지지하는 주권국가라는 점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영국의 로이터 통신은 석탄을 실은 북한 선박이 말레이시아에 도착해 당국으로부터 유엔 대북제재 결의 위반 여부를 조사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로이터는 말레이시아 해양경찰이 지난 29일 말레이 반도 서부 페낭항에 들어서려던 북한 선적 화물선 금야호의 입항을 막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했는지를 조사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화물선 금야호는 무연탄 6천300톤을 싣고 있었으며 지난달 13일 북한 해운사 소속 화물선으로 선적이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배는 대한민국 부산에서 무연탄을 실어왔다고 주장했지만, 선적자료 확인 결과 중국 산둥성의 화력발전소에서 실은 석탄을 말레이시아로 가져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말레이시아 해경은 말레이시아 외무부의 지시에 따라 북한 화물선에 대한 조사를 강화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