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이번 중거리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로 인해 외교나 제재 보다는 군사적 대응책 마련에 더 무게를 둘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전문가 분석이 나왔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하버드대학의 존 박 케네디스쿨 선임연구원은 2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미국과 일본의 군사적 대응을 피하기 위해 미사일의 발사 방향을 정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남쪽인 미국령 섬 괌 방향이 아니라 북쪽으로 일본 상공을 지나, 괌 부근까지 도달할 수 있는 중거리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를 시험했다는 것입니다.
존 박 선임연구원 : 북한이 남쪽으로 미사일을 발사했다면 미국이나 일본의 군사적 대응을 유발할 수 있었기 때문에 북한은 매우 조심스럽게 북쪽 방향으로 미사일의 사거리를 시험하면서 군사적 대응을 피하려 한 것입니다.
하지만 박 연구원은 미국 본토에 대한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점점 현실화하는 가운데 미국은 앞으로 군사적 대응에 더 무게를 실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일단 미국은 미사일 방어망 확충에 힘을 쏟고 대북 군사적 대안도 더 심각하게 고려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존 박 연구원 : 미국의 대북 군사 행동의 확실성은 없지만 군사 행동 가능성은 늘고 있습니다. (There is no certainty of US military action, but the likelihood of US military action is increasing.)
미국 국방대학(NDU)의 제임스 프레스텁 박사는 미국이 물리적인 군사 행동보다는 북한에 사이버 공격 등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직접적인 대북 군사행동은 한국 내 엄청난 인명 피해를 유발하고 갑작스런 확전을 야기할 수도 있는 만큼 트럼프 행정부도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의하는 등 신중한 모습을 보일 것이란 게 그의 전망입니다.
제임스 프레스텁 박사 : 늘 그랬듯이 미국은 유엔에 가서 더 강한 대북 규탄을 이끌어낼 것입니다. 미국의 대응은 좀 더 지켜봐야 겠지만 군사적 행동은 극도로 위험하기 때문에 사이버 방면의 대응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는 또 최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대화 재개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지만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그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졌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닉 에버스타트 선임연구원은 28일 이 연구소 웹사이트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에 집착하는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한반도에서 제한적인 핵전쟁을 일으켜 이에 승리하는 것이 북한의 궁극적인 핵미사일 개발 목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만일 북한이 한반도 위기시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외면하도록 강제한다면 한미동맹은 와해되고 주한미군은 철수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북한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끝나지 않은 한국전을 마무리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또 사이버 공격 능력 배양이 모두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란 설명입니다.
따라서 그는 미국 정부가 시간이 남아있을 때 이러한 북한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고 확실한 대처에 나서야만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