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남한의 국방부는 앞으로 새로 만들어지는 군가에서는 '사나이' 같은 표현은 사용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유는 여군의 숫자가 점차 많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진짜 사나이’. 남한 군대에서 부르는 대표적 군가입니다. 구보 훈련을 할 때 빠지지 않고 부르는 이 노래는 지난 1962년 유호 작사, 이흥렬 작곡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이 노래처럼 ‘사나이’를 강조하는 군가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남측 국방부는 27일 앞으로 만들어지는 군가에는 남녀평등 차원에서 ‘사나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방부는 지난 21일 군가와 관련된 회의를 갖고 여군의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을 반영해 이 같은 방침을 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현재 불리고 있는 군가의 가사를 고치지는 않을 방침입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현재 있는 군가에 대해서는 조사를 해보니까 여군들도 '사나이' 이런 게 괜찮다고 해서 일단은 고치지 않고, 앞으로 만드는 군가에 대해서는 이러한 점들을 고민해 보자…
남한 군대의 여군은 1950년 당시 490여명으로 시작해 지난해에는 9천2백명을 넘겼고 올해에는 만 명을 넘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여군의 규모가 커지는 상황이 이미 군가에 반영된 경우도 있습니다.
1973년 남측 특전사의 대표 군가로 지정된 ‘검은 베레모’의 가사 중 ‘무적의 사나이’가 ‘무적의 전사들’로 지난 해 바뀐 겁니다. 2013년 10월 취임한 전인범 특전사령관이 “특전사에 훌륭한 여군이 많은데 소외감을 느끼게 해선 안 된다”고 지시한 게 가사를 고친 배경입니다.
이처럼 남한에선 여군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남녀평등 차원에서 군가에도 여군을 배려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북한에서는 여군을 주제로하는 군가가 이미 상당히 많은 상태라고 탈북자들은 말합니다.
워낙 여군의 숫자가 많은데다 선전선동 차원에서 군가를 적극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북한 고사포 중대 중대장 출신인 김춘애 씨는 설명합니다.
김춘애: 이미 60년대부터 여성 군인들에 대한 노래가 많아요. 군종별로, 병종별로 노래가 다 있죠. 간호원에 대한, 고사포병에 대한, 통신병에 대한 노래 같은, 여성 군인을 위한 노래가 북한에는 수없이 있죠.
북한 여군은 군관과 부사관, 병사 등을 합해 18만여명으로 북한군 전체 병력의 15%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군 여군에 비해 18배 가량 많은 수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