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맞설 대응 무기 가져야”

류제승 국방정책실장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이날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과 관련 군사적 대책안을 발표하고 있다. 국방부는 이날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주한미군 사드 배치를 공식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류제승 국방정책실장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이날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과 관련 군사적 대책안을 발표하고 있다. 국방부는 이날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주한미군 사드 배치를 공식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0:00 / 0:00

앵커 :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하여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김영수 서강대 교수와 전화로 연결해 향후 전망을 들어봤습니다.

노재완: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김영수 교수: 네, 안녕하세요.

노재완: 먼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어떤 의도가 있는지 분석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교수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김영수 교수: 북한이 여러 가지 목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봅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북한의 그 의도를 종합해서 다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제일 큰 목적은 김정은 체제를 강화하기 위함이고요. 즉 올 5월에 있을 7차 당대회를 앞두고 '나는 이렇게 위대한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내부, 특히 군이나 당 간부들에게 이런 것을 심어주는 겁니다. 더구나 지난 1월 초 4차 핵실험으로 지금 유엔에서 대북제재가 논의되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리고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평양을 방문해 쏘지 말라고 했는데도 북한은 쏘겠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또 엊그제는 발사 날짜도 8일에서 7일로 앞당기더니 곧바로 오늘 아침에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결국 이런 모양새를 보면 북한이 주변 강대국의 상황을 보며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분석하는 것은 순전히 우리의 생각이고요. 북한은 자신들의 시간표대로 걷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제는 북한의 행동을 볼 때 여러 가지 요소를 다 대입해서 합리적으로 판단하기 보다는 '북한이 왜 그럴까' 하는 북한식 생각대로 해석하는 훈련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노재완: 그렇다면 북한이 이번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남한의 군사체계에도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요? 어떤 변화가 예상됩니까?

김영수 교수: 아까 북한이 중대발표를 했지만, 앞으로도 우주발사체를 계속 쏘겠다고 했거든요. 그렇다면 북한은 단발로 끝나는 게 아니라 북한의 시간표대로 계속 진행해 나갈 겁니다. 우리 정부가 '혹독한 댓가를 치르게 하겠다', '북한체제 변화를 유도하겠다'고 말은 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쓸 수 있는 수단이나 적절한 카드가 많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면 북한은 핵을 보유하는 쪽으로 자꾸 한걸음 한걸음 나아갈 것이고, 핵을 보유한 북한을 상대로 재래식 무기로 버틴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거죠. 우리도 국가안보에 대한 위기를 절실히 느끼게 될 겁니다. 즉 우리 내부에서도 북한에 맞설 수 있는 대응 무기를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올 겁니다. 결국 방어무기와 함께 북한의 무기를 억제할 수 있는 무기를 갖게 되면 지금까지 해 온던 안보의 틀은 깨지게 되는 거죠.

노재완: 유엔의 대북제재는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하십니까?

김영수 교수: 대북 제재는 다들 공감하면서 방법에서는 나라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중국은 오늘도 여전히 유감이고 "우려를 표한다"고 말을 하면서도 "한반도의 평화를 해쳐서는 안 된다"고 하니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재확인했습니다. 핵실험도 하고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북한을 제재하자는데만 공감대를 형성하고 실제로 쓰이는 수단을 선택하는데는 의견이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대북 공조, 좋은 말이지만 이번에도 공조가 잘 안 되고 이 국면이 그냥 지나 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노재완: 네, 잘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김영수 서강대 교수를 만나봤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영수 교수: 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