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주민 반응] “미사일 발사 관심 없다”

조선중앙TV는 광명성 4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되었다는 소식을 접한 평양시민들이 기쁨과 환희에 차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TV는 광명성 4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되었다는 소식을 접한 평양시민들이 기쁨과 환희에 차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0:00 / 0:00

앵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로켓) 발사 소식에 북한 권력자들은 크게 반기고 있지만, 시장에 의존해 사는 일반 주민들은 생계문제를 크게 걱정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 상인들도 핵실험 이후에는 한동안 나선지방으로 발길을 돌리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도 불구하고 일반 주민들은 자신들의 생계와는 무관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에 정착한 50대의 탈북자 김씨는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발사 직후 함경북도 나선지방 주민들과 가진 전화통화에서 이 같은 반응을 확인했다고 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김씨 : 주민들은 거기에 대해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아요. 쏘겠으면 쏘고 말겠으면 말고 우린 먹고 살아가는 게 기본적이지, 생계를 유지하는 게 기본이라고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소식통은 “매일 장마당에 나가야 먹고 사는 시장 상인들은 최근 핵실험 여파로 장사가 되지 않아 울상이었는데, 북한이 또다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해서 시장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인구 2천 400만명 중 80%가 장마당에 의존해 사는 상황에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일반 주민들의 생계에 직접적인 위협으로 작용한다는 게 이 소식통의 주장입니다.

그는 “북한에서 무슨 일이 터지면 중국 상인들이 북한으로 나가지 않는 경향이 있다”면서 “지난 1월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했을 때도 나선지방으로 다니던 중국 상인들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 주민들도 지금은 라디오와 중국 여행자들을 통해 외부 소식을 적지 않게 접하고 있다”면서 “핵과 미사일 발사 때문에 국제적인 제재가 가동되고 있다는 점을 웬만한 주민들은 알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북한의 간부들과 권력자들은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자랑하고 있지만, 이들도 시장상황이 악화되면 더욱 노골적으로 주민 통제에 나설 거라고 그는 내다봤습니다.

김씨 : 권력자들은 어떻게 하나 주민들이 법을 위반해야 먹고 살아가는데, 이들은 주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고요.

미국에 정착한 또 다른 탈북자는 “북한당국이 해외에 나가는 화교들이나 사사여행자들에게 핵과 미사일에 대한 선전을 하도록 부추기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30대의 이 탈북자는 “얼마 전 중국에 나온 중국 화교와 전화통화를 했는데, 그들조차도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북한이 대단하다’고 장황하게 자랑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면서 “중국 화교들은 핵과 미사일에 관계가 전혀 없는 사람들인데, 그들이 그렇게 말하는 것이 이상할 정도였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