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노동 미사일 2발 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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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26일 새벽 한미일 정상회담 시간에 맞춰 노동 미사일 2발을 발사했습니다. 발사체의 사거리와 안정성을 시연하려는 목적도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한국 정부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행위'라며 비난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측이 26일 새벽 평양 북방 숙천 일대에서 동해 쪽으로 중거리 탄도 미사일 두 발을 발사했습니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네덜란드, 즉 화란에서 개최된 핵안보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중 및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조속한 북핵 폐기의 필요성을 강조한 상황에서 이뤄졌습니다.

또한 현재 진행중인 한미 연합 ‘독수리’ 훈련에 반발하는 성격과 중거리 탄도 미사일의 발사 능력을 시연하는 목적 등을 갖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습니다.

한국의 국방부는 북측이 쏜 두 발의 발사체를 모두 ‘노동 미사일’로 판단했습니다. 고도 160km, 속도 마하 7 이상으로 날아간 게 탐지됐기 때문입니다. 이번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각각 650km 내외였습니다. 하지만 최대 사거리는 1,300km에 달하며 핵탄두 탑재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특히 일본 열도 대부분을 사정권에 넣기 때문에, 그리고 일본에 가면 유엔사 후방기지도 있고 해서 한반도 증원 전력에 대한 차단 목적도 있을 수 있고, 여러 가지 분란을 만들 수 있는 탄도 미사일입니다.

북한이 노동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2006년 7월과 2009년 7월에 이어 3번째로 5년 만에 처음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미사일의 발사 지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북측은 미사일을 평양 북쪽에 위치한 숙천에서 쐈습니다. 이처럼 서해쪽 내륙에서 영토를 가로질러 동해상으로 미사일을 발사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만큼 성능에 대한 자신감이 붙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풀이했습니다. 북한 군사문제 전문가인 김동엽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노동 미사일이 발사 성공률이 높고 안정적인 중거리 미사일임을 시연하려는 목적이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이동식발사차량(TEL)을 사용했다는 특징도 있습니다. 이동식발사차량을 사용할 경우, 연료 주입 후 수시로 장소를 이동하다 발사할 수 있기 때문에 발사 징후를 포착하는 게 쉽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합니다.

한국 정부는 26일 오전 성명을 내고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는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며 “대한민국과 국제사회에 대한 엄중한 도발 행위”라고 규정했습니다. 따라서 안보리 차원의 대응 조치를 미국 등 관련국과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외교부는 밝혔습니다.

또한 국방부는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군사적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