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사일위협으로 반일 감정 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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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4일 중거리미사일로 추정되는 물체를 동해안으로 이동시킨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와 같은 조치는 반일감정을 이용해 민심을 결집시키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

북한이 일본 쪽으로 중거리미사일을 발사해 일본을 압박함으로써 북한 주민의 반일 감정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고 한국의 데일리NK 통일전략연구소 손광주 소장이 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지적했습니다.

손광주 소장 : 특별히 4월 11일부터 4월 18일까지가 김일성 생일주간입니다. 그래서 이 기간 중에 북한이 중거리미사일을 발사할 조짐이 있어 보입니다. 일본에 대해서 상당히 압박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북한이 핵을 갖고 있는 자체가 대일협박용의 측면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북한 정권의 뿌리를 김일성의 항일 빨치산(운동)에서 찾기 때문에 일본을 계속 압박하는 것 자체가 정권을 튼튼하게 만드는 효과를 가져오거든요.

손 소장은 북한이 잇따른 도발적 발언으로 한반도 군사긴장을 높이고 있는 것은 북한 주민들에게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미숙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에 대한 수령으로서의 신뢰감을 보여주기 위한 시도라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매체에서 김 제1비서가 전선을 시찰하고 서해 포사격훈련을 지휘하는 등의 장면을 보여주며 최고사령관 답다는 식의 주민 세뇌 작업을 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설명입니다.

한국과 미국, 일본의 언론은 4일 북한이 중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물체를 동해안으로 이동시킨 정황이 한미 정보 당국에 포착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은 이에 대비해 괌에 미사일 요격체계를 긴급 투입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북한은 이날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담화를 통해 한미 합동군사훈련에 미군의 전략폭격기, 핵잠수함 등이 참가한 것을 비난하며 미국의 백악관과 국방부에 첨단핵타격 작전을 최종비준한 사실을 정식으로 통보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손 소장은 북한이 미국의 괌 등을 공격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할 것이라면서 일본의 군사력 증강 움직임을 통해 중국을 압박하는 효과를 거두려고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손 소장 : 만약에 ICBM 즉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에, 미국이 자국에 도달할 수 있다고 판단해 사전군사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김정은이 위험하다고 생각할 수 있죠. 그래서 1천킬로에서 4천킬로 정도의 사거리를 가진 중거리 미사일을 괌을 직접 겨냥하지 않고 동해에서 일본 북부를 거쳐 태평양에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사용한다면 일본을 자극해서 일본에서 군사적 재무장, 핵무장 이런 여론이 나오고, 그러면 중국이 움직이기 시작할 겁니다.

손 소장은 김 제1비서는 한반도 주변의 군사긴장이 높아질수록 “한반도 평화를 위해 미북 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을 것”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이 선군노선으로 한국의 대북정책을 유화적으로 선회하도록 부추기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오공단 선임연구원은 지난 1일 이 정책연구소 웹사이트에 올린 ‘북한에 대한 이해(Understanding North Korea)’라는 글에서 김정은 정권이 전쟁위협 발언을 실제 행동으로 옮길 경우에 미국과 동맹국들이 즉각 승리할 수 있도록 방어능력을 증강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 정권이 전쟁과 핵타격 등으로 위협을 가하는 것은 미국이나 한국을 겨냥한 것이 아닌 북한 국내정치용으로 실제 도발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