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추가 도발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후에도 한동안 한반도의 긴장은 지속될 것이란 지적이 나왔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마크 피츠패트릭 비확산∙군축담당 국장은 11일 연구소의 미국 워싱턴 지부에서 개최한 강연회에서 한반도 긴장 상황은 북한이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이후에도 일정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국제사회가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면 북한이 이에 또 다시 반발할 것이기 때문이란 설명입니다.
마크 피츠패트릭 국장: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하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로운 결의안 채택이나 한미일 3국의 추가조치 등 국제사회의 대응이 나올 것이고 또 그래야만 합니다. 북한은 이에 반발해 또 다른 도발에 나설 수 있습니다.
피츠패트릭 국장은 북한이 중거리 탄도미사일의 발사 이후 이를 ‘승리(victory)'로 규정하면서 위협 수위를 낮추고 경제 문제 등에 관심을 돌릴 것이란 전망은 매우 낙관적인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미 간 연례 합동군사훈련이 이번 달에 모두 끝난다 해도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응조치에 반발해 또 다시 도발에 나서면 향후 몇 달 동안은 계속 긴장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피츠패트릭 국장은 또 핵문제 등 북한 문제를 푸는 데 있어 중국에 너무 큰 기대를 걸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이 북한에 핵심적인 영향력을 가진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의 역할을 과신해선 곤란하단 설명입니다.
대신 미국은 북한이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핵을 포기하는 협상에 나올 수밖에 없도록 북한의 최대 약점을 공략해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피츠패트릭 국장은 북한 당국이 북한 안으로의 외부 정보 유입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북한 내부로의 정보 유입 활성화를 그 첫째 공략 방안으로 꼽았습니다.
마크 피츠패트릭 국장: 북한 정권은 외부로부터가 아니라 내부로부터의 위협을 두려워합니다. 북한 주민의 정보 유통량을 늘리는 것은 매우 효율적인(cost effective) 접근법입니다. 또 이런 조치는 북한 정권과 공개적으로 대립하지 않으면서도 이행할 수 있습니다.
피츠패트릭 국장은 또 최근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 정권의 인권유린 실태를 구체적으로 조사할 위원회(COI) 설치가 결정된 사실을 지적하면서 국제사회가 인권범죄를 저지르는 가해자인 북한 당국자와 피해를 입는 북한 주민들을 함께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는 점을 주지시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 밖에 또 북한 정권을 정조준한 대북 경제제재를 한층 더 강화해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한편 피츠패트릭 국장은 북한이 핵탄두를 장착한 탄도미사일을 실전 배치할 능력이 있는지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이 핵무기를 실제 사용할 가능성은 극히 낮지만 만일 우발적으로라도 한반도에서 전면전이 발생한다면 북한은 마지막 수단으로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