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3월 로동 미사일 요격회피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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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측이 지난 3월 로동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요격회피 실험을 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남측은 미사일 요격 체계를 보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측은 지난 3월 26일 동해 상으로 로동 미사일 두 발을 발사했습니다. 사거리가 1천300km여서 주일미군을 공격하는 무기체계인 로동 미사일. 그런데 당시 이 미사일 두 발은 650여km밖에 날아가지 않았습니다.

그 원인을 다각도로 분석한 결과, 북측은 남측의 탄도 미사일 요격체계를 회피하는 실험을 한 것으로 보인다는 결론을 남측 군 당국이 내린 것으로 19일 알려졌습니다.

즉, 북측은 로동 미사일의 발사 각도를 높여 정상적인 궤적보다 더 높은 고도까지 올라가게 함으로써 사거리를 줄였고, 이는 하강단계의 최고 속도를 높이는 효과를 갖고 왔다는 의미입니다. 다시 말해, 사거리가 줄어들면서 남측 지역을 공격할 수 있게 되고, 하강 속도가 빨라지면서 남측의 미사일 요격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게 됐다는 뜻입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당시 로동 미사일이 고도 160km 이상 올라갔고, 최고 속도가 마하7 이상 되었다라고 브리핑 한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대개 마하7쯤 되면 PAC-3로는 요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현재 남측 군과 주한미군에 배치된 패트리엇(PAC)-2, 또는 PAC-3는 로동 미사일 아래 단계인 스커드 미사일을 요격하는 체계입니다.

북측이 로동 미사일로 요격회피 실험을 한 것으로 판단됨에 따라 남측은 방어체계를 보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선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을 남측 기술로 개발한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또한 미국이 주한미군에 고고도, 즉 높은 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THAAD)'를 배치하려 한다면 이를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도 정했습니다.

다시 말해, 북한의 탄도 미사일이 하강하며 가속도를 내기 전에 높은 고도에서 요격할 수 있는 무기 체계를 남측이 마련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8일 남측 국회 대정부 질의에 출석한 김관진 국방장관은 미국의 사드 요격체계를 한국이 구입해 배치할 의향은 없다는 점, 주한미군이 자체적으로 사드 요격체계를 한국에 배치하는 것은 한국의 안보에 도움이 된다는 점, 하지만 현재 한국 정부는 미국 정부로부터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와 관련해 공식 요청을 받은 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사드 요격체계는 미국이 추진 중인 미사일 방어체제(MD)의 일부입니다. 현재 남한에서는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제에 한국이 합류할 경우 중국 등의 견제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으며, 따라서 사드 요격체계의 도입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미측의 사드 배치와 관련한 공식 요청이 있으면 국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서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