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또 단거리 탄도 미사일 2발을 동해로 발사했습니다. 이번엔 황해도에서 발사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북측이 황해도에서 탄도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2000년대 들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측이 9일 새벽 동해로 쏜 발사체는 스커드 계열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 미사일입니다. 두 발 모두 사거리는 500여㎞로 알려졌습니다.
이날 미사일 발사는 북측이 남북관계를 개선하자는 내용의 대남 ‘정부 성명’을 내놓은지 3일만입니다.
“한국 정부는 북측이 ‘특별 제안’이나 ‘정부 성명’ 등을 통해 남측을 상대로 이른바 평화공세를 펼치면서도 이처럼 군사적 행동도 지속하고 있는 의도에 대해서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고 서울에 있는 한 당국자는 말했습니다.
최근 들어 북측은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단거리 발사체를 쏘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발사 지점이 황해도라는 점을 북한 군사문제 전문가들은 주목합니다. 미사일은 황해도 평산 일대에서 발사돼 내륙지역을 동북방향으로 가로질러 동해 공해상에 떨어졌습니다.
김동엽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 미사일의 성능이나 안정성, 신뢰성, 또는 사거리 확보뿐만 아니라 발사 가능한 위치의 다양성도 과시하는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의도와 관련해 “언제 어디서든 기습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능력을 과시하고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하면서 “정확한 발사 의도를 분석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발사에서도 김정은 제1비서가 현장을 직접 지휘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북측은 지난 3월 26일에도 평양 북쪽에 위치한 숙천 일대에서 로동 미사일 2발을 내륙 지역을 가로질러 동해 상으로 발사한 바 있습니다. 서해쪽 내륙에서 동해상으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북측은 탄도 미사일을 쏠 땐 “사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동해쪽에서 발사 지점을 선택해 동쪽으로 쏘곤 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합니다. 서해쪽에서 서쪽으로 미사일을 쏠 경우에는 사거리를 늘리다보면 탄착지점이 중국에 가까워지고, 이는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최근들어 북측은 서해쪽 내륙에서 영토를 가로질러 동쪽으로 미사일을 쏘는 시도를 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한 기술적 배경뿐 아니라 정치적, 군사적 의도를 정확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북한 군사문제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북측이 발사체를 쏜 것은 올해 들어 13번째입니다. 이번 발사는 시진핑 중국 주석의 서울 방문 하루 전인 지난 2일 300㎜ 방사포로 추정되는 단거리 발사체 2발을 쏜 후 7일 만입니다.
남측 군 당국자는 “북한의 추가발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감시를 강화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