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입장 확고하다고 보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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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남한의 통일부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북한의 입장이 확고하게 드러났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북측의 발언에 "일일이 대응한다는 것은 아직은 좀 이르다"고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측은 장거리 로켓 발사나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면서도 대내적으로 이를 선전하지 않는 등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남한의 통일부도 16일 북측이 장거리 로켓 발사나 핵실험을 확정적으로 시사한 것은 아닌 것 같다는 평가를 내놨습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 지금 시사했다는 어떤 북한의 발표, 보도, 그것만 가지고 '북한의 입장이 확고하게 드러났다'라고 보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 우리 정부가 이것에 대해서 일일이 반응한다는 것 자체가 아직은 좀 이르다고 판단합니다.

정 대변인은 남북 당국간 회담을 열어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할 필요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에 대해서도 "어떤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미리 예단해서 거기에 대비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며 "그렇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정 대변인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을 한다면 이는 중대한 도발행위이고 군사적 위협”이라면서 남한 정부는 이에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북측은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인 10월 10일을 앞두고 지난 14일에는 장거리 로켓 발사 가능성을, 그리고 15일에는 핵실험 가능성을 잇따라 시사했습니다.

두 사안 모두 담화나 성명이 아니라 조선중앙통신이 북측 국가우주개발국장과 원자력연구원장의 발언에 각각 기초해 작성한 기사를 통해 제기됐습니다. 또한 해당 기사는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TV 등 북한 주민들이 접할 수 있는 매체에는 소개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다수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오는 25일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관련국의 동향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이른바 ‘떠보기’식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합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 북측의 성명은 국장급에서 기자와의 문답 형식으로 나왔는데요. 만약 이를 미국이 무시하는 형태로 간다면 이보다 좀 더 강력한 성명이 나오겠죠. 외무성 담화가 나올 수 있고요. 만약 이것도 무시를 당한다면 국방위원회 성명이 나올 수 있겠죠. 그런 식으로 실질적으로 자신들이 (장거리 로켓 발사나 핵실험을) 할 수 있다는 식으로 나오겠죠.

한편, 미국 백악관은 15일 북한이 장거리 로켓 시험 발사 가능성에 이어 추가 핵실험까지 시사하고 나선데 대해 지역 긴장을 높이는 무책임한 도발을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북한이 도발 대신 국제사회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북한은 과학적 목적으로 인공위성을 쏜다고 주장하지만, 국제사회는 이를 장거리 로켓 발사 실험으로 간주합니다. 인공위성 발사체와 장거리 로켓은 똑 같은 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장거리 로켓은 핵무기를 탑재하는 대량살상무기 발사체에 해당하기 때문에 국제사회는 안보리 대북결의 1718호 등을 통해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어떠한 발사도 금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