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동엽 “괌 타격능력 과시…도발 수위 높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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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 사흘 만에 또 다시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괌 포위사격방안이 언제든 실현 가능한 실제적 위협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로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화로 김 교수를 인터뷰했습니다.
김은지 :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김동엽: 네 안녕하세요.

김은지 : 먼저 북한이 오늘 발사한 탄도미사일의 경우 지금까지의 시험발사와는 차원이 다른 도발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김동엽 : 지금까지는 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탄도미사일의 시험발사, 어떻게 보면 기술적 차원에서 이뤄졌다면 이번 발사는 군사전략적 목표, 정치적 측면이 강하게 반영된 발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멀리 날아가는 미사일의 경우 고각 발사를 이용해 일본 열도를 넘어가지 않는 방식으로 발사했고 특히 ICBM을 비롯해 사거리가 긴 미사일의 경우 고각 발사를 통해 대기권 재진입 환경을 모사하는 등 기술적 차원에서 개발을 하는 시험발사였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상각도로 발사한 탄도 미사일 중 가장 멀리 날아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위협을 극대화하고, 무엇보다 일본 열도를 넘어갔다는 점에서 군사전략적 차원, 전술적, 정치적 차원으로 볼 수 있어 기존의 개발 목적의 시험발사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은지: 교수님께서는 이번 발사체가 어떤 미사일이라고 보시나요?

김동엽 : 일단 3가지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화성-12형'과 무수단(화성-10형), '북극성-2형'을 들 수 있는데요. 우선 북한이 '화성-12형'을 이용해 괌을 포위 사격하겠다고 한만큼 그럴 능력이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화성-12형'을 발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그러나 '화성-12형'이 북한이 주장하는 바대로 하와이를 목표로 한 것이라면 최대 사거리가 7000km가 넘는다는 점에서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의 경우 사거리가 짧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긴 거리의 미사일을 짧은 거리로 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사거리 측면에서 볼 경우 사거리가 3천km인 무수단 미사일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무수단의 경우 지난 해부터 수 차례 발사했지만 단 한번만 성공해 신뢰성에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관측도 나오지만 그 당시는 고각 발사였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정상적인 발사를 통해 저평가된 무수단의 성능을 확인시키는 의도로도 볼 수 있습니다. 또 한가지는 SLBM을 지상발사형으로 개량한 고체엔진인 '북극성-2형'입니다. '북극성-2형'의 경우 지난 2월과 5월 고각 발사를 통해 정상발사 시 2000~2500 km 정도임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이번 발사가 '북극성-2형'을 최대출력으로 발사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김은지 : 탄도미사일이 일본 영공을 지나면서 3개로 분리됐다고 알려졌는데요. 이것이 갖는 의미는 무엇입니까?

김동엽 :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보도된 내용 중 미사일이 3개로 분리됐다는 부분인데요. 이것이 대기권에 재진입한 탄두 부분인지 아니면 미사일이 전체적으로 날아가는 중에 분리됐다는 것인지가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만약 비행과정 중에 분리됐다면 2단 추진체 탄도미사일이라는 것으로, 1단인 '화성-12형'은 아니고 오히려 2단체인 무수단이나 '북극성-2형'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비행과정 중에 단분리를 한 것이 아니라 대기권을 재진입한 탄두 부분이 분리됐다고 한다면 북한이 임의로 목표 상공에서 공중 폭발시키면서 핵탄두 폭발을 모사했거나 대기권 재진입 과정에서 탄두가 견디지 못하고 마지막 단계에서 실패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탄두일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로선 가능성이 높지 않습니다.

김은지 : 북한이 불과 사흘 만에 또 다시 미사일을 발사한 의도도 궁금한데요. 어떻게 보시나요?

김동엽 : 사흘 전에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의 경우 미국을 대상으로 했다기보다는 한국을 대상으로 한 전술 미사일로 볼 수 있습니다. 북한 역시 하계훈련 기간이고 한미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대한 맞대응 차원에서 일어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또 한편으론 미국의 군사적 행동에 대해 한국을 인질화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오늘 미사일 발사와 괌 타격 계획과의 연관성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번 미사일 발사의 경우 사흘 전에 이뤄진 미사일 발사와는 다른 프로세스(절차)와 계획에 따라 오래 전부터 괌 타격 목표를 두고 정밀하게 계획되고 미리 준비한 측면도 분명 있다고 보여집니다.

김은지 : 교수님께서는 북한의 추가 도발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십니까?

김동엽 : 우선 괌 타격 위협이 결코 허언이 아니라는 것을 재확인하는 의도로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이 아직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들의 몸값을 하나씩 올려가면서 미국이 빠른 시간 안에 자신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나오길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 만큼 미국이 북한의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단계적으로 지금보다 (도발의) 수위를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괌을 바로 타격하지 않고 일본 열도를 넘기면서 괌이 아닌 북태평양이나 필리핀해 쪽으로 3356.7km 거리를 맞춰 도발하는 식으로 한 단계 한 단계씩 수위를 높여가는 방식으로, 그러면서 빠른 시간 내에 자신들이 원하는 틀 속으로 들어오도록, 자신들의 로드맵대로 주도권을 가지고 가겠다는 차원에서 앞으로도 계속적으로 추가 도발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은지 : 지금까지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의 분석을 들어봤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동엽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