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북 군간부 “우리 핵·미사일 중국에도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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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최근 중국에서 벌이는 외화벌이 실적이 떨어지자, 일부 북한군 장성들이 중국 탓으로 돌리면서 북한의 핵미사일들이 중국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발언까지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국제시장에서 원자재 가격이 뚝 떨어지면서 자원수출에 매달리고 있는 북한군이 큰 타격을 입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 나온 한 북한 무역일꾼은 “최근 북한군 산하 무역기관들이 중국에서 돈을 잘 벌지 못하고 있다”면서 “원자재 가격이 떨어져 광물 수출에 매달리던 총참모부 산하 외화벌이 기관들이 고전하고 있다”고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이 무역업자에 따르면 현재 중국 시장에서 석탄 1톤 가격은 약 40달러에 거래되며, 이는 3년전에 비해 절반이나 떨어진 값입니다.

때문에 북한 당국도 “질 좋은 석탄만 수출하고 나머지 저열탄은 수출하지 말라”고 지시해 군대의 수출자원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것입니다.

소식통은 “김정은도 돈을 잘 벌지 못하는 인민군대를 신임하지 않고 있다”면서 “그래서 괜찮은 실적을 내고 있는 정찰총국과 국가보위부 쪽으로 신임이 기울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처럼 중국에서의 성과가 부진하고, 중국의 유엔대북제재 동참에 화가 난 일부 군 장령(장성)들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중국에도 위협적이라는 발언을 숨기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이 무역업자는 최근 북한을 방문했을 때 들은 소리라며, “군 장령들은 ‘우리의 핵과 미사일이 미국만 겨냥한 게 아니다. 중국 베이징을 향해 쏠 수도 있다’는 발언을 버젓이 했다”고 밝혔습니다.

군부대 강연에 출연한 정치군관들도 대북제재에 동조하는 중국을 가리켜 ‘사회주의 원칙을 저버린 기회주의 나라’라고 낙인 찍고, 북한의 핵개발을 비난하는 중국을 혐오하는 발언까지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함경북도 무산군 지방의 군 소식통은 “얼마 전 군부대 강연에 출연한 정치간부도 ‘주체적 핵 무력은 미제와 그 추종세력들에 무자비한 징벌을 안기는 보검이 되고 있다’며 ‘그 보검은 미국의 대조선 고립압살 정책에 동조하는 줏대 없는 나라들도 피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여기서 ‘줏대 없는 나라’는 북한이 중국 등 자기 동맹국들을 우회적으로 비판할 때 쓰는 용어로, 지난 2014년 7월 북한 국방위원회가 ‘북핵불용’ 원칙을 천명한 중국을 비난할 때 사용한 바 있습니다.

김정은 정권은 올해 초에 4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단행했고, 5월에는 무수단 중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8월에는 잠수함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단행하는 등 중국의 ‘코앞’에서 핵과 미사일 능력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중국의 한 조선족 소식통은 “중국사람들은 북한이 미국과 한국으로부터 바람을 막아주는 방호벽으로 가치를 인정하지만, 지금은 (북한이)핵과 미사일 개발에서 큰 진전을 이뤘기 때문에 또 다른 안보위협 대상으로 느끼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