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미사일발사 소식에 냉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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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 성공 보도는 당국의 선전에 대한 주민들의 혼란만 키우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그동안 미국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고 장담하던 내용을 스스로 뒤집는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지적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23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텔레비죤에서 미사일 발사성공 소식을 처음으로 전한 건 22일 오후 5시 조선중앙텔레비전(TV)방송 개시와 함께 시작되는 ‘오늘의 주요 언론중에서’라는 보도를 통해서인데 퇴근시간 전이어서 별로 관심을 끌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주민들이 퇴근을 한 밤 11시까지 ‘화성 10호’ 중거리 미사일 발사시험을 김정은이 직접 참관했다는 소식을 조선중앙텔레비죤이 연속적으로 보도하면서 주민들도 다 알게 되었다”고 소식통은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번 미사일 발사는 ‘200일 전투’에 피로감이 쌓이면서 반감을 갖게 된 주민들의 사기를 북돋우기 위한 목적이 있는 것 같다”며 “다가오는 6.25 전쟁기념일과 최고인민회의를 경축하는 축포의 의미도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나 “이번 미사일 발사로 중앙에서 노리는 성과를 얻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며 “이번 미사일 발사 성공은 그동안 중앙의 선전내용을 스스로 뒤집는 꼴이어서 주민들의 혼란만 키우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같은 날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6.25(전쟁기념일)가 되면 미사일 발사를 경축하는 행사가 조직될 것으로 예상 된다”며 “지금 당장은 공장기업소 인원이 모조리 농촌지원에 동원돼 무슨 행사를 조직하기는 어려운 상태”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언급했습니다.

또 “어제(22일) 저녁 미사일 발사 성공 보도를 듣는 자리에서 ‘이제야 (중거리)미사일 발사가 성공했다면 지금껏 미국을 불바다로 만들 수 있다고 장담한 중앙의 선전은 다 거짓말이었느냐’는 아내와 아들의 질문에 답을 하기가 난처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텔레비죤을 통해 성공적인 미사일 발사 소식을 들은 주민들은 여전히 무표정하다고 전한 소식통은 “화면에서 본 김정은이 모양이 마치 다 해진 옷에 칼과 무기를 주렁주렁 달고 있는 굶주린 해적의 모습을 연상시켰다”고 비꼬았습니다.

소식통들은 중앙에서 하는 선전의 내용이 늘 일관되지 못해 인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서 지금까지 미국을 잿더미로 만들 준비가 돼 있다고 떠들다가 이제 와서 미사일 발사에 성공해 이제는 미국의 기지들을 타격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북한 당국의 어설픈 선전정치를 비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