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지난달 시험발사에 성공한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사용된 엔진이 과거 우크라이나가 제작해 러시아에 공급한 우주로켓용 엔진과 같은 유형이라고 우크라이아 국립 우주국이 시인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측은 북한에 로켓 엔진을 공급한 적이 없다며 러시아에 화살을 돌렸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우크라이나 국립 우주국이 15일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급 미사일 엔진의 공급처로 우크라이나가 지목 받고 있는 데 대해 입장을 밝혔습니다.
기자회견 현장음
유리 라드첸코 우주국 국장 대행은 우선 문제의 미사일 엔진이 우크라이나의 국영 로켓 제작사인 유즈마슈 공장에서 2001년까지 생산된 것과 같은 유형이라고 시인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미사일에 사용된 엔진(RD-250)은 그동안 러시아의 우주로켓인 사이클론 2호와 3호에 장착됐다고 덧붙였습니다.
그 동안 총 223대(사이클론 2호용 122대, 사이클론 3호용 101대) 한정 생산된 엔진이 전량 우주 로켓용으로 러시아에 공급됐다는 겁니다.
그는 이어 우크라이나가 북한에 로켓 엔진을 공급한 사실이 없다며 러시아로 화살을 돌렸습니다.
현재 러시아에 사이클론 로켓 7-20기가 남아 있고 설계도도 있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북한에 미사일 엔진을 공급할 수 있었을 거라는 겁니다.
라드첸코 국장은 로켓 엔진용 연료 역시 북한이 생산하기 어렵다며 러시아 또는 중국제가 사용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러시아 전문가들은 최근까지 우크라이나의 미사일 엔진 전문가들이 북한을 방문했다며 이들의 기술자문을 통해 북한이 미사일 성능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서로 상대방을 로켓 기술유출 당사자로 지목하고 있는 겁니다.
한편 이번 사안과 관련해 미국 국무부 커트 볼커 우크라이나 특별대표가 곧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슬라브 수르코프 러시아 대통령 보좌관과 만날 예정이라고 현지 언론이 전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양국 간 만남이 예정돼 있는지에 관한 RFA, 자유아시아방송의 질의에 ‘답변할 수 없다’고만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