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의 향상된 탄도 미사일 시험 발사 직후 미국은 대화 대신 대북압박 강화를 천명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동북아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미사일 발사에서 일부 진전을 이룬 만큼 결국 중국과 러시아의 중재 아래 미국이 북한과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노르웨이에서 열린 북미 간 비공식 반관반민 대화를 마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은 13일 경유지인 중국 베이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와 “여건이 되면 대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이처럼 대미 대화 가능성을 열어둔 바로 다음날 기습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이와 관련 미국의 보니 글레이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아시아 선임연구원은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한반도의 위기를 증폭시켜(미국과)대화나 협상에 유리한 위치에 임하기 위한 정치적 배경이 깔려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레온 시걸 미국 사회과학연구위원회 동북아안보협력프로젝트 국장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고도로 계산 된 정치적 행위”라며 “미국에 자신들의 존재를 각인시키고, 미국과의 대화를 기다리고 있다는 의도적인 신호를 보낸 것(reminder waiting for talk with US)”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레온 시걸 : 북한은 이번 미사일 발사를 통해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를 할 준비가 다 돼 있다는 신호를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이 한반도의 위기를 고조시키면서 미국 뿐만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도 나설 수 밖에 없다”며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중재해 미국과의 대화를 마련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 같다”고 예상했습니다.
그는 “북한은 유엔의 대북제재에도 수차례 미사일 도발을 되풀이 했다”며 “북한이 이번 미사일 발사를 통해 대북제재는 시간 낭비고 한반도 문제 관련국들이 더 이상 제재가 아닌 대화와 협상에 나서길 바란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6차 핵실험 준비를 완료한 가운데 실험 시점을 저울질 하는 상황에서 결국 북미간의 대화와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화와 협상이 북한이 제재를 피해나갈 수 있는 수단이 되서는 안 된다”면서도 “대북제재와 압박과 동시에 대화가 이뤄져야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 전문가인 윤 선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은 “강력한 대북 제재에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제재가 소용 없다는 것을 전세계에 과시하기 위한 행위”라며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제재가 아닌 대화를 요구하는 행동”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윤 선 : 북한은 미사일 도발을 통해 국제사회가 북한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요구하는 정치적인 의도가 깔려 있습니다.
또한 중국은 북한 문제에 있어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 새 정부가 어떤 대북 정책을 펼치는지를 지켜보고 구체적인 북한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아울러 워싱턴 DC ‘국가이익센터(Center for National Interest)’의 해리 카지아니스(Harry Kazianis) 국방연구 담당 국장은 자유아시아방송에 15일 “북한은 이번 미사일 발사를 통해 미국 본토까지 위협할 수 있게 됐다”며 “김정은 정권이 핵무기와 미사일을 보유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15일 열린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숀 스파이서 대변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 한국의 새로운 대통령과 논의하길 바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은 미국과 한국, 일본 뿐만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해 지속적인 위협”이라며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히 중국과 러시아에 대북 제재 등 강력한 협력을 촉구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