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된 몽골, 북 변화유도 역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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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몽골의 차히야 엘벡도르지 대통령의 방북을 계기로 북한과 몽골의 경제∙ 문화 교류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몽골을 통한 북한의 변화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의 기업, 정책 자문기관인 오리온정책연구소(Orion Strategies)의 마이크 밋첼(Mike Mitchell) 아시아문제 자문관은 몽골의 차히야 엘벡도르지 대통령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집권 후 외국 정상으로서는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하게 되면서 북한도 몽골과 같은 변화를 받아들이길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밋첼 자문관 : 엘벡도르지 대통령은 평생을 평화와 민주주의, 인권을 증진하는 데 기여한 인물입니다. 그는 이번 북한 방문을 통해 북한과의 우호관계를 강화하고, 북한의 관리들이 몽골을 직접 방문해 몽골의 경제, 정치 변화를 스스로 보고 배울 수 있는 계기를 만들 것입니다.

밋첼 자문관은 지난 4월까지 민주주의 공동체(Community of Democracies)의 순회의장으로서 민주주의 증진을 위해 주력해 온 엘벡도르지 대통령이 각계각층의 북한 관리들과 만나고 북한과 경제, 문화 교류를 증진함으로써 몽골이 북한과 외부세계를 연결하는 창구 역할을 맡아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민주주의 공동체는 민주주의가 정착된 국가나 민주화 과정에 있는 국가들의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2000년 창설된 국제협력체입니다. 엘벡도르지 대통령은 2009년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 공산주의 체제에 반대하는 비폭력 시위를 이끌기도 했습니다.

밋첼 자문관은 엘벡도르지 대통령과 오랜 친분이 있다며 지난 2년 간 튀니지아, 이집트 등 아랍의 봄을 겪은 나라와 아시아 국가들의 민주화 발전에 활발한 역할을 해 온 그가 북한을 변화시키겠다는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우선 문화, 경제 교류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밋첼 자문관 : 북한 관리나 학자들이 유목민으로서 아무것도 없었던 몽골이 공산주의 체제에서보다 15배에서 20배의 국내총생산량(Gross Domestic Product)을 달성할 수 있는 이유를 몽골과의 대화에서 자주 묻곤 한다고 몽골 관리들로부터 들었습니다.

밋첼 자문관은 몽골의 경제 발전에 관심을 보이는 북한측에 몽골 관리들은 체제 변화와 같은 정치적인 언급은 하지 않지만 경제정책이나 법조항을 어떻게 바꿨는지 등을 알려주면서 북한의 작은 변화를 이끌어 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몽골은 중앙아시아에서 유럽의 중립국 스위스와 같은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중국 매체들은 엘벡도르지 대통령이 방북을 통해 북한 측에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울란바토르 대화 체제’를 제의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습니다.

한편, 미국 몽골연구센터(American Center for Mongolian Studies)의 찰스 크루제코프(Charles Krusekopt) 박사는 2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몽골의 외교정책에 있어 최우선은 중국과 러시아라는 주변 강국이고 다음은 이들 주변국과 힘의 균형을 이루거나 몽골의 경제 발전을 도울 미국, 한국, 캐나다, 일본 등이라고 말했습니다. 몽골은 북한과의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바탕으로 북한의 생각이나 입장을 미국, 한국 등에 전달하는 역할 이상을 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미국의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도 29일 엘벡도르지 대통령이 김정은 제1비서와 만나 평화와 비핵화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목표로 북한을 방문했지만 관측통들은 북한이 ‘몽골식 변화 모델’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보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