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인도네시아에서 국제적 멸종 위기종인 오랑우탄 한 쌍을 들여오기로 했습니다. 대대적인 개보수 공사가 진행중인 평양 중앙동물원에 전시하기 위해서인데요, 물놀이장에 이어 동물원까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주민생활 개선보다는 보여주기식 전시성 사업에 대한 집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인도네시아가 북한에 오랑우탄을 대여키로 했다고 현지에서 발행되는 일간 자카르타 포스트가 24일 보도했습니다.
신문은 바수키 차하야 푸르나마 자카르타 주지사를 인용해 최근 방문한 북한 대표단이 오랑우탄 대여를 요청했고 인도네시아 측이 이를 승낙했다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현재 자카르타시 외곽에 위치한 라구난 동물원에서 기르고 있는 보르네오산 오랑우탄 암수 한 쌍을 북한에 보낼 계획입니다.
라구난 동물원은 영장류센터를 따로 갖추고 멸종 위기종인 오랑우탄은 물론 고릴라, 원숭이를 전문적으로 사육, 전시해 관람객들의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측은 북한에 보낸 오랑우탄에게서 새끼가 태어나 젖을 뗀 뒤 혼자 생활할 수 있게 되면 어미들은 되돌려 받기로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은 대여받은 보르네오 오랑우탄을 대대적인 시설 개보수 공사가 이뤄지고 있는 평양 중앙동물원에서 전시할 걸로 예상됩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앞서 지난해 3월 동물원 공사 현장을 직접 찾아 희귀 동물을 더 많이 확보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북한 매체: 중앙동물원을 개건하면서 희귀하고 관상적 효과가 좋은 동물들의 종수를 늘리기 위한 사업에도 깊은 관심을 돌리며,….
북한은 지난해 중앙동물원 1단계 개보수 공사를 마감한 데 이어 올 들어 자연사박물관과 수족관 등을 새로 건립하는 2단계 공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동물원 증축이 인민을 위한 배려라고 선전하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시선은 싸늘합니다.
스키장과 물놀이장, 승마장 등 주민생활 개선과 거리가 먼 대규모 놀이시설 건설에만 집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다 대부분의 시설이 달러로만 사용료를 받는 등 사실상 주민들의 호주머니에서 외화를 끌어내기 위한 용도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