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문 대통령 ‘베를린 구상’에 호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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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남측 문재인 대통령이 독일 베를린에서 한반도 평화구상을 밝혔는데요. 북측이 문 대통령의 이번 평화 구상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독일을 방문 중인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 한반도 평화와 관련한 구상, 이른바 ‘베를린 구상’을 발표했습니다.

베를린 구상은 북한 핵문제의 해법과 남북관계 발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관해 종합적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북핵문제와 평화체제에 대한 포괄적인 접근으로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평화협정 체결을 추진하겠습니다.

문 대통령의 이번 평화 구상은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독일 베를린 자유대에서 제시한 ‘베를린 선언’과 비슷한 부분이 많습니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도 남북 당국 간 대화를 통한 경제협력과 한반도 냉전 종식, 그리고 남북 평화공존 등을 제시했습니다.

문제는 북측의 호응 여부입니다. 문 대통령의 연설 후 북측은 아직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남측 통일부는 문 대통령의 이번 평화 구상에 대해 북측의 호응을 촉구했습니다.

이유진 통일부 부대변인: 한반도 평화의 돌파구 마련을 위해서는 남북 간의 협력이 필수적인 바, 한반도 평화를 위한 우리의 적극적 제안에 대한 북한의 긍정적인 호응을 기대합니다.

일부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이 주요 20개국 정상회의인 G20에서 북핵 문제와 관련하여 논의 결과가 나오면 호응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에 대해 남한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국제 사회의 대북압박으로 퇴로가 막힌 북측이 시간 벌기 차원에서 호응해 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대북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측이 당장 호응에 오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최근 유엔 등 국제사회가 추가로 대북제재를 검토하는 만큼 북측이 남북관계 개선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는 게 그 이유입니다.

최근 북한이 한국을 배제한 채 미국만을 강조하는 것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평양방송: 조선반도 핵문제가 미국에 의해 산생되였으며 따라서 그것은 철저히 조미 사이에 해결하여야 할 문제라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사실이다.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은 취임 두 달 만에 나왔습니다. 문 대통령의 이번 평화 구상이 향후 남북관계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