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판 걸그룹' 모란봉악단의 중국 공연이 갑작스레 취소된 건 북중 양국 간 불신이 여전하다는 사실을 보여주지만, 이번 사건이 양국 관계에 끼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전직 미국 정부 관리들은 내다봤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악단 외교’로 기대를 모았던 모란봉악단의 중국 베이징 공연이 개막 직전 전격 취소된 건 북중 양국 간 불신과 긴장이 여전하다는 방증이라고 전직 미국 정부 고위 관리가 지적했습니다.
중국과 한반도 문제를 직접 다뤘던 이 전직 관리는 14일 RFA, 자유아시아방송에 양국이 핵문제 등 주요 사안에서 근본적으로 다른 입장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는 특히 모란봉악단의 중국 공연 직전에 나온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수소폭탄 보유 발언을 김 제1비서의 중국에 대한 계산된 도전으로 평가했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으로서도 북한의 반발을 예상하면서도 어떤 방식으로든 부정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었을 거라는 겁니다.
하지만 그는 이번 사태가 북중 양국 관계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진 않을 걸로 예상했습니다.
양국이 여전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데 공통의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의 관계악화를 막기위한 논의가 곧 이뤄질 거라고 이 전직 관리는 덧붙였습니다.
존 메릴 전 미국 국무부 정보조사국(INR) 동북아담당 국장도 이번 사건이 양국 관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걸로 내다봤습니다.
존 메릴 : 북한이 핵개발을 계속 언급하지 않는 한 (양국 관계에) 큰 영향은 없을 걸로 봅니다.
메릴 전 국장은 다만 모란봉악단의 중국 공연 취소와 남북 당국회담 결렬 등 기대를 모았던 주변국들의 대북 관계개선 시도가 한꺼번에 무산된 점은 아쉽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데니스 핼핀 전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전문위원은 이번 사건으로 김 제1비서가 주도한 주변국 외교가 모두 실패로 끝났다고 평가했습니다.
데니스 핼핀 : 김 제1비서의 외교전략이 한계를 드러낸 걸로 보입니다.
그는 김 제1비서의 외교를 ‘즉흥적 (impulsive)’이라고 평가하면서 6자회담 재개를 주장해온 중국의 주장 역시 설득력을 잃게 됐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