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관영매체, 남북한 헷갈려 ‘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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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외무성 대표단을 한국 외무성 대표단으로 잘못 표기한 미얀마 관영 일간지 ‘미얀마의 새 빛' 2월7일자 3면(왼쪽사진)과 사과문과 함께 관련 내용을 다시 실은 2월8일자. 사진-‘미얀마의 새 빛' 웹사이트 캡쳐
북한 외무성 대표단을 한국 외무성 대표단으로 잘못 표기한 미얀마 관영 일간지 ‘미얀마의 새 빛’ 2월7일자 3면(왼쪽사진)과 사과문과 함께 관련 내용을 다시 실은 2월8일자. 사진-‘미얀마의 새 빛’ 웹사이트 캡쳐

앵커 : 미얀마 관영 신문이 이달 초 북한 외무성 대표단의 수도 네피도 방문 소식을 전하면서 '북한'이 아니라 '한국' 외무성 관리로 잘못 보도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신문은 보도 다음날 부랴부랴 장문의 사과 기사와 함께 관련 내용을 다시 보도하는 촌극이 벌어졌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얀마의 대표적 관영 매체로 미얀마어와 영어로 발행되는 ‘미얀마의 새 빛’이 최근 북한 관련 보도로 한바탕 홍역을 치러야 했습니다.

2년 전 민영 일간지 발행이 49년 만에 공식 허용되기 전까지 미얀마의 유일한 일간 신문이었던 이 매체가 ‘북한’을 ‘한국’으로 잘못 표기했기 때문입니다.

문제의 기사는 지난 7일자 신문에 게재된, 북한 외무성 대표단이 수도 네피도를 방문한 내용.

20일 RFA 자유아시아방송이 입수한 ‘미얀마의 새 빛(영문판)’ 2월 7일자 3면은 리길성 북한 외무성 부상이 전날 대통령궁으로 사이 마욱 캄 부통령을 예방한 사실을 사진과 함께 머릿기사로 전했습니다.

하지만 기사의 제목과 본문에는 리 부상이 ‘북한(DPRK)’ 관리가 아닌 ‘한국(ROK)’ 관리로 소개됐습니다.

머릿 기사 바로 아래 실린 리 부상과 뚜라 우 쉐만 미얀마 하원의장 간 면담을 다룬 기사와 사진에도 역시 리 부상이 한국 관리로 소개됐습니다.

결국 신문은 다음날인 2월8일자에서 장문의 사과문을 같은 면에 실었습니다.

사과문은 편집 과정에서 대표단의 국명이 잘못 인쇄됐다며 북한과 한국 그리고 미얀마 외교부에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사과문 바로 아래에 북한 대표단의 미얀마 고위층 예방 사실을 전한 기사를 다시 게재했습니다.

앞서 이달 초에는 북한 관영매체가 보도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한 준비위원회 대표인 미얀마 현직의원이 현지 언론과 회견에서 이를 전면 부인하기도 했습니다.

미얀마 언론인: 우 따 윈 의원과 전화로 얘기를 나눴습니다. 그는 관련 내용을 부인했지만 제 느낌은 다릅니다. 김정일 관련 행사에 참석한 것 같습니다.

북한과 가까운 정치인이 관련 사실을 부인하는가 하면 대표적 관영매체가 북한과 한국을 혼동해 보도한 건 북한과 미얀마 관계가 예전같지 않다는 사실을 방증한다는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