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비아, 북 연루 탄약공장 현지취재 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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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탄약공장 등 군 관련 시설 건설에 참여한 것으로 드러나 유엔 대북제재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아프리카 나미비아가 현지 잠입취재를 마친 외국인 기자 일행을 심문하고 취재물을 압수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나미비아 정부가 ‘북한 커넥션’으로 연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북한의 탄약공장 건설로 유엔 대북제재 위반 혐의를 받은 데 이어 이번에는 현지 취재에 나섰던 외국인 기자 일행의 취재물을 압수해 언론자유 침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25일 나미비아 현지에서 발행되는 ‘나미비안 선’에 따르면 체케로 트웨야 나미비아 정보통신기술부 장관은 지난 20일 의회에 출석해 북한 근로자 취재와 관련해 일본 기자들이 조사받은 사실을 시인했습니다.

트웨야 장관은 일본 민영방송 소속인 두 기자가 지난 15일 경찰 조사를 받은 뒤 풀려났지만 노트북 컴퓨터와 카메라 등 취재물은 압수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는 애초 일본 기자들이 나미비아와 일본 관계를 취재하겠다고 했지만 북한과의 연루에 초점을 맞춰 취재한 것으로 드러나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들이 나미비아의 한 건설 현장에 몰래 잠입해 작업을 끝낸 뒤 한 밤중에 몸을 씻고 있는 북한 근로자들을 카메라에 담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일본 기자들은 잠입 취재를 끝낸 뒤 가진 나미비아 고위 관리와 인터뷰 도중 북한과의 관계를 중점 질문했고 이를 수상히 여긴 나미비아 당국이 출국 직전 이들을 공항에서 연행했습니다.

나미비아 당국은 북한 노동자들의 목욕 장면을 몰래 촬영한 일본 취재진이 언론 윤리를 위반했다고 항변하고 있지만 언론자유 침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국제 민간단체인 남부아프리카언론기구(MISA) 나미비아지부는 성명을 통해 나미비아 당국이 정식 취재 허가를 받아 북한과 연계 의혹을 받고 있는 탄약공장 현지 취재에 나섰던 일본 아사히방송 취재진을 불법 조사하고 취재물을 압수했다고 비난했습니다.

성명은 이번 조치로 나미비아의 언론 자유가 심각하게 위협받게 됐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나미비아 당국의 주장대로 북한의 도움을 받아 건설한 탄약공장이 유엔 대북제재 결의 위반이 아니라면 왜 이를 심층 취재하려한 기자들을 억류하고 취재물을 압수했느냐고 반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