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의 민간단체인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 대표단은 최근 한국과 중국 관리와 전문가들을 만나 북한 핵문제 등 지역 안보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이 단체는 북한이 핵개발과 경제발전을 병진하는 정책이 장기적으론 불가능하단 점을 강조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의 도널드 자고리아(Donald Zagoria) 전미외교정책협의회 수석 부회장은 이 단체 대표단이 지난 10월 중순 약 2주간 한국과 중국, 대만을 방문해 각국 정부 관리, 또 전문가들을 접촉한 결과를 토대로 보고서를 작성해 6일 발표했습니다.
자고리아 부회장은 보고서에서 한국과 미국, 중국 모두 북한이 핵무기 개발과 경제 현대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북한 지도부에 확신시키려 애쓰고 있다면서 북한은 핵무기와 경제개발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점을 특히 중국이 북한에 주지시켜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30세에 불과한 북한의 지도자 김정은이 단기적으론 핵과 경제 병진정책을 추진할 수 있지만 그가 이성적이라면 장기적 안목을 갖고 자신의 남은 오랜 집권 기간 북한의 경제적 생존을 위해 핵포기라는 근본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But Kim is 30 years old and needs a long-range perspective... If he is rational, he will need "to do something about the economy.")
자고리아 부회장은 또 보고서에서 북한 핵문제에 대한 미국과 중국 측의 미묘한 견해차도 지적했습니다.
우선 미국에선 북한 핵문제 해결에 대한 뿌리 깊은 회의론이 팽배해 있고 6자회담 재개 조건과 관련해 중국 측보다 더 엄격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측은 미국이 6자회담 재개 이후 나올 결과에 대해 지나치게 비관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북한의 핵개발 고집에는 한미 합동군사훈련과 첨단전력 배치 등 미국의 책임도 일부 있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또 중국 일부 학자들은 북한 지도자 김정은의 중국 방문에 앞서 북한 핵문제에 일부 진전이 먼저 있어야 할 것이란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습니다.
한편 지난달 11일부터 25일까지 한국의 서울과 대만 타이페이, 그리고 중국의 상하이와 베이징을 방문한 전미외교정책협의회 대표단은 모두 35차례 각국 관리, 전문가들과 면담을 갖고 지역 안보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이번 대표단은 자고리아 부회장 외에 전미외교정책협의회의 조지 슈왑 회장과 에반스 리비어 미국 국무부 전 부차관보, 랄프 코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태평양포럼 회장 그리고 스테플턴 로이 전 주중 미국 대사 등으로 구성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