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러시아가 처음으로 유엔에 대북 금수 조치 '사치품목' 리스트를 통보해 눈길을 끕니다. 러시아의 이번 조치는 지금까지 대북제재 이행 의지를 말로만 반복해 온 중국의 미온적 대응 방식과 대조를 이룹니다. 뉴욕에서 정보라 기자의 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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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스포츠(sports)와 오락(recreation) 관련 기구 및 제품들을 현 대북 제재 결의에 따른 금수 '사치품목'(luxury goods)으로 지정, 북한으로의 모든 직간접적 수출과 운송을 금지한다고 공식 통보했습니다.
지난 2006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제1차 핵실험에 대응해 채택한 대북 제재 결의 1718호가 모든 회원국들에 대북 금수 사치품목 리스트를 주문한 이후 러시아가 정부 차원에서 이행 의지를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져 주목됩니다.
러시아가 이달 4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에 제출해 지난 8일 공개된 대북제재 이행보고서를 보면 '스톱워치'(stopwatches)를 포함해 귀금속 또는 보석으로 장식된 모든 시계류의 대북 수출이 금지됐습니다.
또 모든 종류의 '요트'(yachts)와 스포츠 또는 오락용으로 '물에서 타는 기구들'(aquatic vehicles), '노 젓는 배'(rowing boats), '카누'(canoes) 등이 제재 품목으로 구체적으로 명시됐습니다.
시가 2,000 달러 이상의 '설상차'(snowmobiles), 모든 '크리스탈 유리 제품'(items of lead crystals), 당구대와 당구와 관련한 모든 형태의 품목과 제품들도 포함됐습니다.
그리고 체조, 육상 경기와 탁구를 포함한 스포츠, 야외 경기와 관련한 모든 물품과 기구의 대북수출이 금지됐고, 수영장과 수중 경기 관련 장비 및 기구들도 금수 목록에 포함됐습니다.
러시아의 이번 보고서에 대해 유엔의 내부 소식통은 "지금까지 안보리에 제출된 스포츠(sports)와 오락(recreation) 관련 기구 및 제품의 대북제재 사치품 리스트 중에서 가장 광범위하고 강력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전했습니다.
이 문건은 유엔 사무국이8일 회원국들에 회람한 것으로 러시아가 올 2월6일자로 작성했으며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채택된 대북제재결의2270호와 관련해 러시아가 안보리에 이미 제출한 국가이행보고서에 추가 내용을 담아 다시 제출한 것입니다.
지난해 7월 2270호에 대한 국가이행보고서 제출 당시 러시아는 추가 사항을 준비한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이후 그 해12월29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서명, 발효한 19쪽 분량의 대통령령 729호 전문과 부록에 북한으로의 수출, 이전, 운송이 금지된 '사치품목' 리스트를 구체적으로 명시했습니다.
러시아의 이번 조치로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참가국 중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가 대북 금수 사치품 목록을 발표했습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는 대북 '사치품' 수출을 금지하면서 회원국이 각자 알아서 해당 사치품을 지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은 유엔의 첫 대북 제재 결의인 2006년 1718호, 한국은 2009년에 채택된 대북 제재 결의1874호에 따른 국가별 이행 보고서에서 각각 대북 금수 '사치품목' 리스트를 제출한 바 있습니다.
반면 중국은 "철저한 이행"을 매번 되풀이하면서 11년 전 유엔이 제출을 요구한 대북 금수 사치품목 리스트를 제출하지 않는 것은 물론, 지금까지 안보리에 제출한 총 5차례의 국가이행보고서에서도 대북 금수 '사치품목' 내용을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뉴욕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정보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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