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북에 최대한 압박 가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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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의 관영 매체가 최근 사설을 통해 북핵 시설에 대한 미국의 군사행동을 중국 당국이 용인할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의 통일부는 24일 중국이 북한을 상대로 "최대한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측이 25일 군 창건일을 계기로 핵실험 등 도발을 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를 막기 위한 중국 측의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남한의 통일부는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가 지난 22일 사설을 통해 미국의 북한 핵시설 타격을 중국이 용인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과 관련해, "이는 중국 정부의 공식입장이 아니다"라면서도 이 보도의 긍정적 측면을 강조했습니다.

이덕행 통일부 대변인: 북한의 핵 도발, 미사일 도발이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굉장히 위협요소라는 것을 중국 정부도 인정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최대한 압박을 가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북한이 핵 개발을 지속할 경우, 그리고 그 결과 미국이 북한의 핵 시설에 대한 군사적 공격을 시작할 경우, 중국은 군사적으로 개입하기보다는 외교적 수단으로 이를 억제해야 한다"고 썼습니다.

다만 "미국과 한국의 군대가 북한 정권을 제거할 목적으로 비무장지대를 넘는다면 중국은 즉시 군사 개입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중국의 한반도 사태에 대한 군사적 개입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됐습니다.

환구시보는 또 북한의 도발을 억제할 수단으로 대북 원유 공급 문제를 다시 한번 언급했습니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중국 당국은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을 "대폭 축소"할 것이라고 경고한 겁니다. 공급 축소의 범위는 "인도주의적 재앙이 일어나지 않는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원유와 석유 제품의 90% 이상을 중국 측 지원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환구시보의 22일자 사설을 통해 전례 없이 강한 수준으로 북한을 압박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 외교부는 24일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원칙적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겅솽 외교부 대변인은 "우리는 유관 각국이 냉정과 자제를 유지하고 정세를 긴장시키는 행동을 취하지 않기를 강력히 촉구한다"면서 "유엔 안보리에는 북한의 핵미사일 활용에 대한 명확한 금지 요구가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