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들, 북-중관계 악화에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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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정은 집권이후 북·중 관계에 이상기류가 일면서 북한주민들이 장래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소식통들은 북한이 아무리 러시아와 좋은 관계를 가진다 해도 중국과의 전통적인 우호선린 관계를 대신할 수는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점차 악화되는 북·중관계로 하여 북한 주민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복수의 함경북도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한 주민은 "올해 5월부터 라선시에 러시아의 전기가 들어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 러시아에서 밀가루 5만 톤을 추가로 지원한다는 이야기도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이야기했습니다.

러시아는 식량뿐이 아닌 10억 달러의 차관을 북한에 원료나 자재와 같은 현물로 지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특히 러시아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라선시는 북·러 관계개선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라선시는 북한에서 유일하게 러시아와 국경을 마주한 곳이기 때문에 북한으로 오가는 물물은 대부분 라선시를 통해야만 한다며 북한과 합영(합자)하려는 러시아의 기업들도 우선 라선시에 먼저 투자하게 될 것이라고 소식통은 자신했습니다.

이와는 달리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러시아와의 관계개선도 중요하지만 중국과의 관계도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고 1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현재 북한은 러시아의 원조에 힘입어 쌀값이 안정되고 있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북한의 장마당들에서 식량가격이 내리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러시아에서 식량이 대량으로 들어온다는 소식에 가격이 오르기만 기다리던 장사꾼들이 쌓아두었던 쌀을 저마다 장마당에 내다 팔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그는 진단했습니다.

그 근거로 소식통은 장마당에서 생필품의 가격은 변동이 없는데 식량가격만 내리고 있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라선시의 경우 2월 초까지 kg당 북한 돈 1천8백 원이던 강냉이가 2월 15일에는 북한 돈 1천2백 원으로 값이 내렸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중국에서 kg당 인민폐 3원50전인 입쌀도 북한의 장마당들에서 3원20전으로 가격 이 내려 주민들속에서 "이젠 중국 사람들이 도리어 우리(북한) 장마당에 나와 쌀을 사다 먹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말이 나올 정도라고 그는 전했습니다.

그러나 소식통들은 "러시아와의 관계가 아무리 좋아져도 지금까지의 북·중 관계를 대신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북한주민들에게 생필품을 공급해온 가장 중요한 수단은 중국과의 무역을 통한 장마당 경제였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따라서 중국과의 관계가 계속 악화될 경우, 친척방문은 물론 보따리 장사와 밀수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중국을 상대로 한 북한 주민들의 생존수단들이 모두 단절될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우려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