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 북 노동자, 출국 압박에 임금까지 떼일판

0:00 / 0:00

앵커: 쿠웨이트 정부가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격하하고 신규 노동 비자도 발급하지 않겠다고 공개하면서 북한 노동자는 이들을 고용한 브로커 회사들로부터 임금도 제 때 받지 못하고 서둘러 짐을 싸야할 상황에 처했다고 전해집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쿠웨이트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의 임금 체납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현지 사정에 밝은 한인 기업인이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북한이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는데 대한 국제적인 공동 대응에 쿠웨이트 정부가 동참하면서 북한 노동자들의 출국 압박이 커지고 있고 이 기회를 틈타 브로커 회사들이 아예 임금을 지불하지 않으려 하는 움직임이 감지된다고 쿠웨이트에서 17년째 군수품 관련 사업을 해온 한인회 관계자가 말했습니다.

한인회 관계자: 9월 초 미국을 방문했던 쿠웨이트 국왕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서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격하하고 노동자도 떠나게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북한 노동자들에 대한 봉급 체납이 꽤 오래됐는데 이들을 고용한 브로커나 건설회사로서는 (임금을 주지 않을) 기회를 잡은 셈입니다.

쿠웨이트 셰이크 사바 알아마드 알사바 국왕은 지난 9월 8일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 대사 추방과 대사관 규모 축소, 북한 노동자 비자발급 중단과 출국 조치 등을 약속했다고 미국의 통신회사 AP 등 유력언론들이 쿠웨이트 외교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한 바 있습니다.

쿠웨이트 현지 한인회 관계자는 북한 노동자가 받는 임금의 상당 부분을 북한 당국이 가져가기 때문에 정해진 노동 외에 추가로 브로커를 통해 부업을 해온 북한 노동자들은 임금을 받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고 전했습니다.

한인회 관계자: 북한 노동자의 임금 중 북한 당국이 가져가는 부분을 빼면 한달에 50달러 정도 번다고 하는데 이걸로는 부족하니까 개인적으로 주로 중국회사를 통해 일자리를 구합니다. 노동자들이 떠날 상황이 되니까 임금 체불이 더 심해지고 있고 그 와중에 (북한 노동자들의) 동요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 관계자는 북한 노동자들의 체류 신분이 당장 취소되는 것은 아니지만 가능한 빨리 쿠웨이트를 떠나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인회 관계자: 북한 당국이 중동 지역 노동력을 러시아로 이동 시키려 한다는 정보를 들었습니다. 쿠웨이트 정부가 허락한 노동 허가 기간과 상관없이 가능한 빨리 일할 수 있는 나라로 이동하려 한다는 것입니다.

이 관계자는 북한 노동자들이 북한 당국에 임금 대부분을 빼앗기고 부업으로 일했던 대가도 쿠웨이트 현지 브로커 회사의 횡포로 떼일 형편이라면서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