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로켓 부품을 만들 수 있는 기계를 미국에서 구입해 북한으로 빼돌리려 한 대만 기업인이 미국서 열린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법무부는 대량살상 무기의 부품을 북한과 거래하려한 혐의로 체포된 대만인 아버지와 아들이 지난 주 열린 재판에서 무기류 밀거래 혐의를 인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대만 기업인 시엔타이 차이 씨는 무기를 만들 수 있는 정밀 기계를 미국에서 구입해 북한에 몰래 보내려한 혐의로 미국 수사당국의 추적을 받다 지난해 5월 아프리카의 에스토니아에서 체포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1일 입수한 미국 법무부의 재판 서류를 보면, 대만 국적의 시엔타이 차이 씨와 미국 영주권자인 아들 위에쉰 차이 씨는 미국과 대만에 최소한 3개의 무역회사를 운영하며 북한과 불법 무기류 거래를 해왔습니다.
차이 씨는 로켓 부품 등 무기 제조에 사용 가능한 정밀 기계류를 몰래 구매해 북한에 건네려 한 혐의로 지난해 5월 6일 미국 검찰에 의해 기소됐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차이 씨에 대한 기소와 함께 지난해 5월 10일 대북 무기 거래에 관여한 대만 회사와 대표에 대해 자산 동결 등의 제재 조치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재무부는 이보다 앞선 2009년 1월 차이 씨와 아내, 아들이 관리하는 회사들이 북한 내에서 탄도 미사일 거래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조선광업개발주식회사(KOMID)를 지원했다는 이유로 거래금지명단(SDN)에 포함한 바 있습니다.
미국 국무부도 당시 북한에 대해 압박을 강화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패트릭 벤트렐 국무부 부대변인 : 북한이 태도를 바꾸기 전까지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계속할 것이라고 수차례 밝혀왔습니다.
한편, 차이 씨 부자가 북한에 보내려한 무기 제조용 정밀 기계는 미국의 중장비 기계 생산 회사인 브라이언트 사가 만든 중심공 연삭기(Bryant Center Hole Grinder-사진 참조)입니다.
법무부의 재판 서류는 미국에서 배송회사를 운영하는 차이 씨 부자의 아들 위에쉰 씨가 금속에 정밀하게 구멍을 뚫는 브라이언트 사의 중심공 연삭기를 대만에 보냈고 아버지의 무역회사를 통해 북한으로 보내려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차이 씨 부자는 대량 살상무기 확산방지 관련법 위반, 국제비상경제권법 위반과 자금세탁 혐의로 기소됐으며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고 법무부는 밝혔습니다.
차이 씨는 도로용 발광전등(LED)과 기름펌프 기계 등을 북한과 거래한 혐의도 인정했습니다.
법무부는 차이 씨 부자의 판결이 오는 12월 5일 내려질 예정이라면서 5년 이하의 징역과 미화 25만 달러의 벌금 형까지 언도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