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미 국방 관리 “미∙북 ‘핵동결’ 협상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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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를 둘러싼 거짓 행방 논란은 북한 핵문제 해결에 필수인 한국 등 동맹국과 신뢰를 손상시킨 실책이었다고 전직 미국 국방부 고위 관리가 지적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25일 열린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의 아시아 태평양 군사 전략과 관련한 청문회장.

진 쉐힌(민주∙뉴햄프셔) 상원의원이 최근 거짓 항로를 싸고 논란을 빚은 칼빈슨호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했습니다.

진 쉐힌: 칼빈슨호 전단을 둘러싼 논란(mess-up)이 중국과 지역 동맹국들에게 끼친 영향이 있을 듯한데요.

증인으로 출석한 켈리 맥사멘 전 국방부 아태차관보 대리는 '큰 실수(big screw-up)'였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켈리 맥사멘: 동맹국 간 신뢰가 손상받았습니다.

올 해 초까지 한반도 관련 실무 책임자였던 그는 이번 일로 (북한 문제와 관련해) 미국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한국에서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앵거스 킹(무소속∙메인) 상원의원은 더 나아가 이 같은 무력시위로 본래 의도와 달리 역내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앵거스 킹: 미국의 의도와 달리 북한이 핵 항모 전단의 배치를 침공 준비로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한반도에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엄청난 피해가 우려된다며 가능한 피해야 할 선택이라는 의견도 제시됐습니다.

맥사멘 전 차관보는 북한은 시리아나 이라크와 다르다며 북한을 최대한 압박하면서 외교적 해법을 준비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켈리 맥사멘: 외교가 성공하기 위해선 목표가 성취 가능해야 하는 데요, 최소한 이른 시일 내에 그리고 이 정권 아래서는 비핵화는 불가능해 보입니다.

그는 미국이 동맹국들과 협력해 비록 비핵화에는 못 미치지만 효과적으로 위협을 제한할 외교적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해 사실상 핵동결을 그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국방부에서 올 초까지 한반도 관련 실무 책임자였던 전직 관리가 의회 청문회에서 공개적으로 미북 간 핵동결 협상을 제안한 것으로 해석 가능해 주목됩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는 중국이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이제까지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습니다.

또 북한 정권이 직접 고통을 느끼도록 중국을 더 압박해 대북지원을 끊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