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북 선박 적재 설탕 매각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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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파나마 정부가 억류중인 북한 선박 청천강호에 무기류와 함께 실려 있던 설탕을 현지 기업에 매각하는 것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파나마 정부가 현재 압류중인, 북한 선박 청천강호에 적재돼 있던 쿠바산 설탕을 현지 에탄올 제조 업체에 매각할 것을 검토중이라고 정부 고위 관리가 9일 밝혔습니다.

오스카 오소리오 파나마 농업개발부장관은 이날 민영방송인 텔레메트로에 출연해 한 업체(알꼬레스 이즈모사)가 최근 청천강호의 설탕을 구매할 의사를 밝혔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오소리오 장관은 이 업체가 설탕을 이용해 연료용 에탄올을 생산할 계획이라며 현재 하역돼 창고에 저장돼 있는 1만 톤이 매각 대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특히 청천강호에 실려 있던 쿠바산 설탕이 검사 결과 식용으로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습니다.

사실이라면 북한이 쿠바산 설탕을 주민들에게 나눠주기보다는 연료 생산 용도로 구매했을 가능성이 있어 주목됩니다.

반면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안보장관은 전문가들의 설탕 성분 분석작업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압류된 설탕의 처리 방안이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물리노 장관은 오는 1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소속 전문가들이 파나마에 도착해 현장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도 유엔 결의를 위반한 경우 이를 적발한 국가가 해당 압류품의 처분권을 갖는다면서 설탕 매각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유엔의 조사 결과에 따라 전량 폐기될 걸로 예상되는 구형 무기류에 대한 처분과 별도로 매각 등 설탕에 대한 처리 방안도 결정될 걸로 예상됩니다.

앞서 북한의 청천강호는 지난 달 15일 미그-21 전투기 등 쿠바산 구형 무기를 몰래 싣고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려다 적발돼 한달 가까이 파나마 당국에 억류돼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