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지난 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아프리카 순방때 우간다와 군사 훈련 제공 등 국방분야 협력을 강화키로 합의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특히 유엔 총회 표결을 앞둔 북한인권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져 달라고 우간다 정부에 요청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아프리카의 우간다와 군사 분야 교류에 중점을 둔 우호 협력을 강화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일 우간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요세리 무세베니 대통령은 지난 달 30일 김 상임위원장과 만나 북한이 오랫동안 우간다를 도왔다며 양국 간 친선관계에 만족감을 표시했습니다.
무세베니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이 우간다군의 첫 탱크 부대 설치 때 부대 운용에 필요한 군사 훈련을 제공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습니다.
또 북한이 우간다에 조종사 훈련도 제공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우간다에 전투기 조종사 양성을 지원해온 사실이 확인된 건 처음으로 양국 간 친선 관계가 군사분야에 주로 초점이 맞춰져 있는 점을 보여준다는 지적입니다.
북한은 그 동안 우간다 정규군과 경찰에 각종 무기류를 공급하고 태권도를 포함한 무술 훈련을 제공해왔습니다.
따라서 지난 달 29일부터 나흘간 이뤄진 김 상임위원장의 우간다 공식 방문 때 양국 간 군사 협력 강화 방안이 논의됐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앞서 북한 관영매체는 무세베니 대통령과 김 상임위원장 간 회담 소식을 보도하면서 양국 간 친선협조관계 발전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만 전하고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김 상임위원장의 이번 우간다 방문은 북한의 인권유린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압력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습니다.
특히 무세베니 대통령이 그동안 국제형사재판소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온 점은 눈길을 끄는 대목입니다.
현재 유엔에 제출돼 표결을 앞둔 북한인권결의안은 북한의 인권상황과 그 책임자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토록 권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북한은 김 상임위원장의 방문을 계기로 우간다 정부에 ICC 회부 조항이 담긴 이번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져줄 것을 공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전문 인터넷 매체인 NK뉴스에 따르면 궁석웅 외무성 부상은 지난 달 31일 오켈로 오리엠 우간다 외교부장관을 만나 이같이 요청했습니다.
궁 부상은 우간다 정부가 이제껏 북한 인권결의안에 대한 유엔 표결에 기권했다는 점을 알지만 이번에는 반대표를 던져 결의안 통과를 막아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이에 대해 오리엠 장관은 무세베니 대통령에게 북한의 입장을 지지할 것을 제안하겠다고 답해 유엔 표결에서 반대표를 행사할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무세베니 대통령은 30년 가까이 장기 집권하면서 이에 비판적인 서방에 대한 반감을 스스럼없이 드러내는 등 최근들어 반서방 성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은 올 들어 짐바브웨의 독재자인 로버트 무가베 정권과 협력을 강화하는 등 아프리카 챙기기에 열심입니다.
데니스 핼핀 전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전문위원은 북한의 이같은 움직임에 비판적입니다.
데니스 핼핀: 한국 속담에 '끼리끼리 모인다'는 말이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박정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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