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처형, 정권 불안으로 이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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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8일 평양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8일 평양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북한 장성택에 대한 전격 처형 소식은 외부세계에도 충격, 그 자쳅니다. 이처럼 외부세계가 간접적으로 느끼는 충격 못지 않게 북한 주민들이 직접 느끼는 불안감이 최고조에 이르렀고 이는 점차 북한 정권의 불안정성으로 이어질 거라는 지적입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장성택에 대한 '속전속결식' 처형은 경험없고 나이어린 지도자가 이끄는 북한을 불안감 속에 지켜보던 미국의 대다수 전문가들에게도 충격입니다.

미국의 외교안보 연구소인 우드로윌슨센터 제임스 퍼슨 박사는 전례가 없는 북한 최고위급 인사의 처형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제임스 퍼슨 박사: 충격적입니다. 저는1956년과 1967년 북한에서 일어난 두 숙청 사건을 주제로 학위 논문을 썼는 데요, 둘 다 처형은 없었습니다.

그는 미국 정부도 이번 사건에 경악을 금치 못하면서 주시하고 있을 거라며 미국 내 북한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고정관념이 더 견고해질 걸로 전망했습니다.

결국 앞으로 있을 북미 간 대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켄 예이츠 전 미국 국무부 평양 연락대표부 설치 준비요원은 북한 주민들의 불안감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거라며 정권 안정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걸로 전망했습니다.

켄 예이츠 전 국무부 요원: 이번 사건으로 북한 내 불안감이 확산될 수 있습니다. 정당한 권력이었던 장성택이 이런 충격적 방식으로 제거되면서 북한 주민들이 정권에 대한 충성에 회의를 품게 될 겁니다.

그는 김일성 주석의 온화, 안정적 이미지를 재현하려고 머리 모양까지 똑같이 했던 김정은의 '할아버지 흉내내기' 노력도 이번 일로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 정책대학원 존 박 연구원은 이번 사건이 북한 정권의 존립 기반이랄 수 있는 통치자금을 둘러싼 분쟁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존 박 연구원: 장성택이 북한 정권의 통치자금 규율을 어겼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가 각종 이권에 개입해 자금을 챙겼다면 이는 김정은으로선 정권 생존이 걸린 위협이어서 제거하지 않을 수 없었겠죠.

결국 돈 문제가 장성택 제거의 가장 큰 이유기 때문에 북한이 중국과 경제협력도 계획대로 진행하려 최대한 노력할 걸로 그는 내다봤습니다.

현실적으로 중국 외에는 광물자원을 대규모로 내다 팔 마땅한 대안이 없어 북한이 합의된 계약을 그대로 이행하겠다는 의사를 중국 측에 표명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대표적인 개혁, 온건파로 분류돼온 장성택의 처형이 북한 정권이 의도한 대로 체제 공고화를 이룰지 아니면 그 반대로 정권 불안으로 이어질 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