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군 진두지휘는 업적쌓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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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서부전선에서 발생한 남북한 포격사태를 직접 주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군의 최고 지도자로서 면모를 과시하려는 의도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20일 발생한 남한군의 대응포격을 한국의 책임으로 몰아가면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이번 군사적 대응조치의 중심에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세우고, 적극적인 여론전에 나서고 있습니다.

20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제1비서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상확대회의를 긴급 소집한 사진 수십 장을 공개하고, "(남한이)48시간 안으로 대북심리전 방송을 중단하지 않으면 즉시 강력한 군사 행동으로 넘어가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을 두고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은 북한이 이번 사태를 군사적 도발의 기회로 삼기보다는 김정은 제1비서의 업적 만들기 호기로 이용하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미국 동부에 거주하는 북한군 출신 40대 탈북자 조씨의 말입니다.

조씨: 세계의 이목이 김정은에게 집중되어 있고, 그 체제가 오래 가느냐 마느냐 하는 관심사가 많지요. 그런데 김정은이 실권을 잡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하나의 쇼라고 보여요.

조씨는 "현재 북한에서 고위층 숙청이 대대적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김영철 정찰총국장을 비롯한 군부의 충성파들이 김정은을 띄우기 위해 벌인 의도적 도발"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에 정착해 사는 또 다른 30대 탈북자도 "북한이 세게 나오는 것 같지만, 사실 전쟁을 수행할 능력은 없다"며 "이런 때일수록 한국과 미국이 좀 더 세게 나가야 북한이 움츠려 들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그는 "과거 김정일은 준전시와 최고사령관 명령을 여러 번 내렸어도 사진은 공개하지 않았다"면서 "김정은 체제 들어 언론을 활용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번 대남도발의 주체로 알려진 김영철 정찰총국장은 21일 평양에서 외교관 및 군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례적으로 긴급 설명회를 열고 포탄 도발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습니다.

한편,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그렉 스칼라티우 사무총장은 "김정은의 궁극적인 목표는 정권유지이기 때문에 자신의 정권의 붕괴를 뜻하는 군사적 도발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