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반 총장 방북’ 이득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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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이르면 이번 주 내로 북한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반 총장의 방북요청을 전격 수락한 것은 자신들의 이해관계와 맞아 떨어진 결과로 보입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평양방문 소식과 관련해 "반 총장이 오래 전부터 방북의사를 타진해왔고, 그 요청을 북한이 수락하면서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양측의 이해가 맞아 떨어진 부분이 있다"라고 1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지난 5월 서울을 방문하는 기회에 북한 개성공단을 방문하기로 예정됐으나, 북한이 갑자기 철회하는 바람에 무산된 바 있고, 지난 9월 리수용 북한 외무상이 유엔을 방문했을 때는 자신의 방문의사를 전달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스위스 유학시절 후견인 역할을 했던 리 외무상이 반 총장의 평양방문을 직접 주선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반 총장의 평양방문이 전격 수락된 것은 북한의 국내 정치 환경이 비교적 안정되어 있고, 남북관계와 국제적 이해관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 제1비서는 지난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행사를 크게 치렀고, 내년도 당 제7차대회 개최를 선포하는 등 권력 장악에 자신감을 가진 상태에서 반 총장을 평양으로 불러들여 체제선전에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소식통의 견해입니다.

소식통은 "그동안 북한은 한국인이 유엔사무총장이라는 사실이 김 씨 우상화 선전에 부담이 되기 때문에 반 총장의 이름을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북한 입장이 달라졌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우선 반기문 사무총장이 최근 남한에서 대통령후보로 꾸준히 거론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그는 "한국의 정치 판도를 속속들이 꿰뚫고 있는 북한 대남일꾼들이 대권주자로 부상하고 있는 반 총장을 미리 만나두는 것도 여러모로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습니다.

북한은 이명박 정부 시절 중단된 금강산 관광과 북한의 천안함 도발로 취해진 '5.24조치'로 인해 통치자금 마련에 상당한 진통을 겪고 있으며, 박근혜 정부에서도 그 해결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만일 반 총장이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제1비서와 면담할 경우, 돌파구를 찾지 못해 표류하는 북한 핵문제와 남북한 통일관련 논의를 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체육과 지식강국 건설을 표방하는 김정은 정권이 유엔의 지원으로 발전시키고, 또 올해 부족한 식량을 유엔 국제구호기금에서 타내기 위해 반 총장을 초청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