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 해제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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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미 정상이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으로 한국의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을 해제하기로 전격 합의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은 북한과 대화할 때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5일 북 핵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면 어떤 종류의 대화도 피하지 않겠다면서도 지금은 북한과 대화할 적절한 때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러시아 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해 단호한 조치를 취하는 동시에 북 핵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방침도 거듭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앞서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처음으로 전화통화를 가졌습니다.

두 정상은 4일 밤 이뤄진 통화에서 한국의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을 해제하기로 전격 합의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미 양국이 지난 1979년 미사일 지침에 합의한 지 38년 만에 한국 군의 탄두 중량 제한이 사라지게 됐습니다.

사거리 800㎞에 탄두 중량 500㎏으로 묶여 있는 현행 한미 미사일 지침의 제한이 없어지면서 유사시 북한군 지휘부의 벙커도 파괴할 수 있는 강력한 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게 된 겁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와 함께 북한의 거듭되는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주한미군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임시 배치를 최대한 신속하게 완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제는 북한이 절감할 수 있는, 과거와는 다른 차원의 강력하고 실제적인 대응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긴밀한 협력과 철통 같은 한국 방위공약을 재확인했습니다.

두 정상은 아울러 지금은 북한에 대해 최고로 강력한 압박과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보다 강력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는 이번이 네 번째로, 한국 시간으로 4일 밤 오후 10시 45분부터 40분 동안 진행됐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러시아와 독일 정상들과도 잇따라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강력한 공조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4일 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 원유공급 중단과 북한 해외 노동자 송출금지 등의 제재 조치를 진지하게 검토할 때라고 언급했습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한반도의 핵 문제는 오로지 외교적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한러 두 정상은 오는 6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 기간에 별도로 양자회담을 갖고 북 핵 대응 방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문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푸틴 대통령과는 지난 7월 G20, 주요20개국 정상회의에 이어 두 번째로 만나게 됩니다.

문 대통령은 방러 이틀째인 7일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도 회담을 갖고 북 핵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대응조치와 한미일 공조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입니다.

문 대통령은 이어서 동방경제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유라시아 지역 국가와의 경제협력을 위한 한국 정부의 '신 북방정책'을 설명할 예정입니다.

한편, 한미 양국의 대북 공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한미자유무역협정 논의의 향배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