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주재 북 대사, 우루과이 비자 거부 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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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페루 주재 북한 대사가 우루과이를 방문하려다 비자, 즉 입국 사증 발급이 거부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우루과이 중도좌파 정당연합체인 프렌테 암플리오(Frente Amplio)가 김학철 페루 주재 대사를 우루과이로 초청했다고 현지 일간지 '엘 옵세르바도르'가 28일 보도했습니다.

신문에 따르면 프렌테 암플리오는 북한측에 하비에르 미란다(Javier Miranda)의 의장직 취임 축하 인사차 방문 요청을 했고 지난 주 북한이 비자 신청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우루과이 외교부가 "김 대사의 우루과이 방문이 시기적으로 적절치(absolutely inopportune) 않다"는 이유로 비자 발급을 거부했습니다.

로돌포 닌 노보아 우루과이 외교장관은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인권이사회가 북한의 핵 실험과 인권 문제로 비난하는 분위기 속에 방문을 승인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그는 "오는 5월 우루과이가 유엔 안보리의 의장국이 될 수도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시점이 적절치 않아 거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김학철 대사는30일 이례적으로 현지 라디오 방송인 '에스펙타도르'에 출연해 비자 거부가 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학철: 부인과 우루과이를 방문해 친선을 도모하고 싶습니다. 또한 북한은 우루과이 국민들에게 연대와 우정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두 나라는 이 때까지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싸운 적도 없었고, 이데올로기적 분쟁도 겪은 적이 없습니다.

그러면서 김 대사는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자위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면서 유엔의 제재결의를 비난했습니다.

또한 그는 "우리의 핵무기는 공격 무기가 아니다"라며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지 않는 이상 북한의 핵무기는 자위적 방어 수단"이라고 항변했습니다.

이와 관련 호세 무히카 전 우루과이 대통령도 "외교부의 결정을 이해 할 수 없다"며 "북한 정권이 좋든 싫든 대화는 지속돼야 된다"고 밝혔습니다.

전직 대통령까지 나서서 김학철 대사 비자 거부 문제를 거론하면서 이 문제가 우루과이 내에서 정치 쟁점화 하고 있습니다.

타바레 바스케스 현 대통령이 호세 무히카 전 대통령 보다 좀 더 중도적인 성향을 띠고 있기 때문에 보수·진보의 이념논쟁으로 번지고 있는 것입니다.

군인 소장(준장)출신으로 알려진 김학철 대사는 지난 1968년 콩고 주재 대사관에서 근무했고, 이후 2013년 10월 페루 주재 대사로 임명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바 있습니다.

북한과 페루는 지난 1988년 수교해, 북한이 페루 수도인 리마에 대사를 파견했지만, 현재 우루과이에는 북한 대사관이 주재하지 않습니다.

한편, 좌파 정권이 들어선 에콰도르는 29일 북한을 비자 면제 대상국에서 제외했으며 비교적 북한과 친밀한 관계를 맺던 남미 국가들이 북한과 멀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