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럽연합(EU) 외교관들이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한 지난달 평양에서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 당국자와 공식 회담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럽연합 외교관들이 9월 최소 두 차례 이상 북한 외무성 관리와 만나 공식적인 회담을 가졌다고 로이터 통신이 3일 유럽연합 외교관 3명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이번 회담에 참석한 유럽연합 외교관들은 평양에 대사관이 주재하고 있는 체코, 스웨덴, 즉 스웨리예, 폴란드, 즉 뽈스까, 루마니아, 불가리아, 영국, 독일 등 7개국 출신 외교관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회담과 관련해 한 유럽연합 외교관은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회담은 지난해와 달리 북한에서 고위급 외교관리가 나오지 않고, 중간급 관리가 나왔다"며 "회담 분위기는 매우 심각했다"고 밝혔습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회담에는 북한 외무성 부상(deputy foreign minister)이 북한 주재 체코 대사관에서 유럽연합 외교관들과 공식 회담을 가졌지만, 올해는 북한에서 중간급 외교관리가 나와 격이 낮아졌습니다.
또한 이번 회담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결의를 충실히 이행하려는 유럽연합에 대한 북한측의 대응이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한 유럽연합 외교관은 북한측이 미국과 대화하길 원했다고 통신은 전했습니다.
이번 회담과 관련해 또 다른 외교관은 "북한이 유럽연합을 미국의 꼭두각시로 보기 시작했다"며 "그러나 유럽연합은 중재자라는 점을 강조해왔다"고 말했습니다.
평양에는 7개 유럽연합 국가들(체코, 스웨덴, 폴란드, 루마니아, 불가리아, 영국, 독일)을 포함해 러시아, 중국, 쿠바 등 총 24개국만이 대사관을 두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은 북한과 수교하지 않아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관이 미국 영사 업무를 대행하는 등 북한 내에서 유럽연합 국가들의 외교적 영향력이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최근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동결하기 위해 모든 회담을 중재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모게리니: 유럽연합 차원의 독자적인 대북 제재를 위해 장관들과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 세계 모든 국가들이 북한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최고치로 올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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