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당국 ‘평온 유지’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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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장성택 사형 집행으로 북한 정국이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는 가운데, 김정은 지도부는 주민들에게 사상학습을 강요하면서도 평소와 같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모습입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지도부가 각 지방 당 조직들을 통해 "평소대로 일하고 주민들에게 절대로 긴장감을 조성하지 말라"는 지시를 장성택 사형 집행 하루 전인 11일 하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추모기간에 장성택 숙청까지 겹치면서 조성된 긴장감이 "오히려 주민들의 불만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중앙(김정은)에서 상당히 우려하는 것 같다"고 지시문의 내용을 전한 소식통들은 13일 설명했습니다.

중앙의 지시에 따라 거리에 배치됐던 보안원들과 로동자 규찰대원들은 11일 오후부터 대부분 철수했고 주민들도 평소와 같은 안정감을 되찾았다고 양강도의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하지만 밤이 되면 평온하던 거리 모습은 달라진다고 했습니다. 대학생들과 노농적위대원들을 동원해 김일성, 김정일 동상과 모자이크 벽화, 혁명사상연구실 주변에 빈틈없는 경비진을 쳐 공포감마저 느껴진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이는 장성택 사태와도 관련이 있겠지만, 그보다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추모기간을 맞아 '특별경비주간'이 선포된 탓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들은 추정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당의 유일사상체계 확립을 위한 사상학습도 여전히 주민들에게 강요하고 있다고 함경북도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장성택 숙청 사건 이후 북측 당국은 주민들에게 '당의 유일사상체계 확립의 10대원칙' 원문을 암기할 것을 강요하고 있으며, '10대원칙'에 근거해 매일 '반성문'을 써서 바쳐야 하는 등 사상학습의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설명했습니다.

한편, 장성택 처형 사건을 접한 소식통들은 장성택을 '바보'라고 표현했습니다. 권력의 무상함과 김정은 정권의 잔인성을 에둘러 표현하는 말입니다.

양강도의 소식통은 "일반 사람들도 그렇고, 간부들도 '바보 장성택'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며 "굳이 간부를 하지 않아도 잘 먹고 잘 살 수 있었을 터인데 왜 늘그막에 그런 꼴을 당하냐는 조롱"이라고 그 의미를 해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