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그동안 북한에서 인권 유린을 당한 피해자들의 증언은 많았습니다. 하지만 탈북한 인권 유린 가해자들도 최근들어 "속죄하고 싶다"며 '가해 증언'을 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의 책임을 강조하기 위해서인데요. 다음달에는 정치범수용소(관리소) 경비병 출신 탈북자도 유엔 무대에서 직접 '가해 증언'을 할 예정입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정치범수용소(관리소) 경비대 출신인 안명철 씨가 인권 유린의 가해자로서 국제무대에 설 예정입니다.
현재 남한의 북한인권 단체인 'NK워치'를 운영하고 있는 안 대표는 1987년부터 1994년까지 국가보위성(당시 국가안전보위부) 소속으로 정치범수용소에서 근무하다가 1994년 탈북했습니다.
안 대표는 "제34차 유엔인권이사회를 계기로 정치범수용소에서의 인권유린을 고발하는 토론회를 다음달 13일 제네바에서 개최한다"면서 "북한 당국이 '정치범수용소는 없다'고 발뺌하지 못하도록 가해자와 피해자의 증언을 동시에 준비했다"고 21일 밝혔습니다.
안명철 'NK워치' 대표: 북한은 정치범수용소가 없다고 계속 부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18호 수용소 출신의 탈북자와 가해자의 증언을 함께 준비했습니다. 제가 가해자로서 증언할 예정입니다. 그곳에서 교육 받은 내용과 폭행 등 (제가 한) 가해 행위에 대해 증언할 겁니다.
이어 안 대표는 "그동안 국제무대에서 북한 인권 피해자의 증언만 있었다"면서 "가해자까지 국제무대에서 증언하면 북한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NK워치'는 다음달 13일 개최되는 제34차 유엔 인권이사회에 참여해 2분 간의 발언권도 행사할 예정입니다.
"유엔 무대에서 공식 발언권을 가지고 있는 국제인권 단체인 '유엔 워치'와 업무 협약을 맺은 이후 공식 발언을 하고 있는데 이번이 네번째"라면서 "최근 벌어진 김정남 암살 사건 등을 언급하면서 김정은의 국제형사재판소 제소를 촉구할 것"이라고 안 대표는 말했습니다.
한편 'NK지식인연대'와 '북한인권법 실천을 위한 단체연합' 등 남한의 북한 인권 단체들도 지난해 12월 서울에서 '북한인권 가해사실 증언 공개 기자회견'을 개최한 바 있습니다. 당시 인민보안성 출신의 한 탈북자는 기자회견에 참석해 "속죄하는 마음으로 나왔다"며 가해자로서 증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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