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말레이시아에서 암살된 김정남의 시신이 중국을 거쳐 북한으로 돌아갔습니다. 암살에 관련된 것으로 의심 받아온 북한 용의자들도 함께 출국했습니다. 김정남 사건에 대한 사실상 외교적 봉합, 인질 외교에 대한 말레이시아의 백기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남 암살의 용의자로 주 말레이시아 북한 대사관에 은신해 온 현광성 북한 대사관 2등 서기관과 고려 항공 직원 김욱일은 31일 오후 평양으로 출발했습니다. 김정남의 시신도 함께 귀국길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말레이시아와 북한이 30일 저녁 김정남의 시신과 암살에 가담한 것으로 의심받는 용의자들을 북한으로 돌려보낸다는 공동 성명을 발표한지 하루 만에 내려진 조치입니다. 특히 김정남의 시신은 화장이 아닌 온전한 상태로 북한으로 보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억류하고 있던 말레이시아 국민 9명도 풀려나 31일 새벽 쿠알라룸프르에 도착했습니다. 또 양국이 비자 면제 협정 재도입 문제를 긍정적으로 다루기로 합의하면서 이번 사건이 마무리되는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측은 끝까지 김정남의 존재를 부인하며 북한 시민 김철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용의자와 시신이 북한으로 송환되면서 암살 사건의 배후 규명과 주범 처벌이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양국의 합의를 외교적 봉합이라고 평가합니다. 특히 '자국민 보호'가 최우선 과제였던 말레이시아는 "시신과 용의자를 북으로 보내라"는 북한의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합니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 북한 외교전 승리라기보단 북한의 공갈협박에 놀아난 말레이가 백기를 든 셈입니다. 말레이는 자국민보호가 목적이었기 때문에 결국 북한이 하자는대로 그대로 한거에요.
김정은의 이복형인 김정남은 지난 2월 13일 오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신경작용제 VX중독 증상으로 사망했습니다. 이후 김정남에게 VX테러를 감행한 베트남, 인도네시아 국적의 여성 용의자가 체포됐고 말레이시아 경찰은 여성 용의자들의 배후에 북한이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2001년 일본 불법 입국 시도 사건 이후 권력의 주변부로 밀려나 마카오와 중국 등 해외에서 생활하던 고 김정일 위원장의 장남이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은 결국 시신으로 고향에 돌아가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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