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북 선제 타격'은 무모하다"는 미국 정보당국의 전직 고위 관료의 지적이 나왔습니다. 북한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안 된다는 의미인데요. 이 인사는 "북한 고위 인사들 사이에 한·미 군사력에 대한 두려움이 만연해 있다"는 평가도 내놨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제임스 클래퍼 전 미국 국가정보국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선제 공격은 실제로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클래퍼 전 국장은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와 남측 '중앙일보'가 2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공동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북한을 선제공격하면 한국인과 한국에 거주하는 미국인 등도 피해를 입게 된다"고 꼬집었습니다.
제임스 클래퍼 전 미국 국가정보국장: 미국이 연변의 핵실험 시설, KN-08 등의 군사 시설을 먼저 공격하는 것은 무모한 일입니다. 이렇게 되면 북한은 바로 반사적으로 대응할 겁니다.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어버릴 것'이라는 말을 실행해 옮길 겁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미 의회에서는 대북 선제 타격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 클래퍼 전 국장은 "분쟁을 의미하는 위협적인 말은 북한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에 대한 위협적인 언사는 북한의 비핵화를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습니다. 이미 북한은 한·미 군사력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어 '선제 타격' 등의 언급은 북한의 핵 개발 행태를 더욱 강화시킬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지난 2014년 11월 평양을 방문했던 클래퍼 전 국장은 김원홍 당시 국가안전보위부장과 김영철 당시 정찰총국장을 대면한 경험을 언급하면서 "이들은 한국과 미군의 군사력이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이에 대한 두려움이 만연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첫 한국 주재 미국 대사로 거론되는 인물들 중 하나인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도 토론자로 참석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차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움직임에 대해 "미국은 물론 6자회담 참가국들과 사전에 조율되지 않은 전략은 효과를 볼 수 없다"며 "특히 한·미 간에는 긴밀하고 일상적인 조율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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