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지원국’ 북한, 조만간 저강도 도발 감행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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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이 9년 만에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면서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됩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 같은 조치로 북한이 조만간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합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두 달 넘게 도발을 중단한 북한이 조만간 도발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국의 전문가들이 전망했습니다.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 것이 도발의 명분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다만 최근 국제사회가 사상 최고의 대북제재와 압박을 가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고강도 도발'은 신중하게 고려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북한이 테러지원국 재지정에 불만을 표시하는 차원에서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 북한의 도발 가능성은 이번 테러지원국 재지정으로 조금 더 높아졌습니다. 다만 북한이 7차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급 미사일 발사와 같은 정도의 도발을 감행할지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상황일 겁니다.

남광규 매봉통일연구소 소장은 북한이 아직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완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관련 기술을 보완해 이를 시험하는 차원에서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기존 대북정책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조치로 봐야 한다고 분석합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을 중심으로 북한과 대화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나온 바 있지만 이는 원론적인 수준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틸러슨 장관은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발표 이후 백악관에서 진행한 기자설명회에서도 "우리는 여전히 외교를 희망한다"며 "테러지원국 재지정은 매우 상징적인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남광규 매봉통일연구소 소장: 대화 제의는 어떤 상황에서든 기본입니다. (미국의 대북) 대화 제의는 큰 의미는 부여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원론적인 차원이라고 봅니다. 현재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압박과 제재가 계속돼야 한다는 것이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입니다. 테러지원국 재지정 문제는 올해 초부터 논의됐고 그 연장선 상에서 봐야 합니다.

미국이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발표를 일부러 늦췄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관련한 '중대 발표'를 예고한 바 있지만 지난 15일 이뤄진 '중대 발표'는 한·중·일 순방결과를 발표하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다는 언급은 없었습니다.

이에 김용현 교수는 "미국은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의 방북 성과를 지켜본 후 관련 결정을 내리려 했을 것"이라면서 "이번 쑹 부장의 방북에서 두드러진 성과가 보이지 않자 테러지원국 재지정에 들어가는 수순을 밟았다고 본다"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