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갈등 파국 치닫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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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개성공업지구 북측 근로자의 임금 문제를 놓고 남북 양측이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북측이 남측의 입주 기업들에게 긴급회의에 참석하라고 통보했지만, 입주 기업들은 남측 정부의 요청에 따라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측이 입주 기업 현지 법인장들에게 긴급회의에 참석하라고 연락을 돌린 것은 지난 16일 밤입니다. 연락 내용은 17일 오전 11시까지 법인장들이 개성공업지구 북측 총국 사무실에 모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회의 소집 이유나 의제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없었습니다. 북측이 그동안 근로자 임금 인상을 계속해서 압박해 왔다는 점에서 임금 인상 등 일방적인 노동규정 개정에 대한 북측의 입장을 설명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남측 정부 역시 이를 예상하고 북측이 일방적으로 통보한 소집에 응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모든 기업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측 정부의 불참 요청에 따라 입주 기업들은 북측이 소집한 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남측 정부는 대신 17일 오후 서울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입주 기업 대표들을 상대로 비공개회의를 소집했습니다.

남측 정부는 이 자리에서 북측의 일방적인 임금인상 요구에 응하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또 북측의 보복으로 피해를 보는 경우 경협보험금 제도를 활용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방안도 설명했습니다.

앞서 남측의 통일부는 "결정권이 없는 법인장들을 소집하지 말고 18일 방북 예정인 입주기업 대표들과 관련 문제를 논의하라"고 북측에 전달했습니다.

남북경제협력 전문가들은 "남북 당국 간의 대화가 급한 상황이지만 현재 북측의 거부로 막힌 상태"라며 "결국 입주 기업들만 중간에서 어렵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김규철 남북포럼 대표: 북측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생산 활동에 문제가 생기고, 또 응하자니 남측 정부가 제재하겠다고 하고.. 그런데 우리 정부는 협상력을 잃어서 더는 북측과 협의가 안 되고..

이 때문에 기업인들은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가방을 생산하는 한 입주 기업 대표는 "기업들은 대체로 남측 정부의 방침에 따르려는 입장이지만, "북측의 보복으로 생산활동에 차질이 빚게될까 염려스럽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