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기업, 개성공단에 영업소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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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개성공업지구 국제화를 위한 남측 입주기업들의 노력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독일의 한 기업이 영업소 형태로 개성공업지구에 진출할 것으로 보여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공업용 바늘 생산 업체인 독일의 그로츠 베커르트사(Groz-Beckert)가 개성공업지구 진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업체는 공업지구에 입주해 생산 활동을 벌이기보다는 입주 기업을 상대로 바늘 제품 판매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생산기업이나 영업소를 통틀어 외국 기업이 공업지구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에 대해 통일부의 한 관계자는 "공업지구 생산활동에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해 독일 기업의 영업소 개소를 허락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유럽과 미국 등 전 세계 150개국에 지사를 두고 있는 이 업체는 한국에도 법인을 두고 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판매 활동을 위해 이 업체는 북측 근로자 2명 정도를 고용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독일 기업의 영업소 설치에 대해 남측의 입주 기업들은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개성공업지구에서 양말을 생산하고 있는 한 입주 기업 관계자는 "비록 독일 기업이 정식 입주 업체는 아니지만, 공업지구 국제화를 위해 의미 있는 진출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개성공업지구 국제화 문제는 5.24조치 해제 등이 맞물려 있어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김영윤 남북물류포럼 회장: 지금 5.24조치 때문에 개성공단에서 기계가 고장이 나도 고칠 수가 없습니다. 새로운 부품이 들어갈 수 없고, 기계 교체도 안 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외국 기업이 들어갈 수 있겠습니까. 일단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5.24조치가 풀려야 합니다.

한편,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시작된 지난 2월 말 이후 북측은 개성공업지구 문제와 관련해 소극적 자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분기마다 열려야 할 남북공동위원회 전체회의는 물론,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분과위원회 회의도 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 9일에도 남측 정부가 올해 들어 중단된 개성공업지구 남북공동위원회 전체회의를 오는 19일에 개최하자고 북측에 공식 제의했지만, 북측은 아직까지 답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