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의 핵 문제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개성공업지구 문제가 남북 간의 또 다른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것은 북한이 개성공업지구에 있는 남한 입주기업들의 공장 시설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보도가 나간 뒤 발생한 일인데요. 입주 기업들은 사실관계 확인과 두고 온 자산을 점검하기 위해 남북 당국에 방북을 요청한 상태입니다. 서울의 노재완 기자가 개성공단기업협회 옥성석 부회장을 전화로 인터뷰했습니다.
노재완: 부회장님, 안녕하세요?
옥성석: 네, 안녕하세요.
노재완: 북한의 개성공단 무단 가동과 관련해 지난 11일 기업인들이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2층 회의실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열지 않았습니까. 부회장님도 함께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당시 회의 에서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옥성석: 그날 우리 비상대책 위원 30여 명이 모여 긴급회의를 가졌습니다. 일단 북한이 개성공단 시설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선 합의 위반이라고 규정하고 북한 측에 강력한 항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우리 정부에도 정확한 실상을 파악해달라고 요구하면서 사실 확인을 위해 우리가 방북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래서 방북 신청서를 어제 통일부에 접수했습니다.
노재완: 통일부에 찾아가 방북을 신청했다고 말씀하셨는데 통일부에서는 특별한 얘기가 나왔습니까?
옥성석: (통일부는) 일단 방북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했고요. 다만 북한에서 방북 승인이 떨어져야 갈 수 있기 때문에 현재로선 쉽지 않은 일이라고 했습니다.
노재완: 부회장님께서는 북한 당국이 기업인들의 방북 요청을 수용할 것으로 보십니까?
옥성석: 다들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얘기는 하는데요. 그러나 전 좀 다르게 보고 있습니다. 지금의 북핵 문제가 해결되고 나면 개성공단은 다시 가동될 것이기 때문에 북한은 굳이 우리 기업과 관계를 나쁘게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북한은 확인 차원에서 들어가는 우리의 이번 방북을 막을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노재완: 그런데 지난 6일 북한이 대외 선전매체를 통해 "개성공업지구에 대한 주권은 북한에 있다"면서 개성공업지구의 무단 가동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는데요. 정말로 무단 가동을 했다는 얘기인지 아니면 개성공단에 대해선 더는 상관하지 말라는 뜻인지 헷갈립니다. 부회장님은 이 부분 어떻게 보셨습니까?
옥성석: 네, 그것 때문에 저희도 무척 불안합니다. 그러면서도 북한이 과연 가동했을까 궁금하고요. 외신을 통해서 이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에 저희도 통일부에 분명히 질의했습니다. 확인됐냐고 물었더니 정부는 개성공단 내에서 북한의 어떤 움직임이 있던 것으로 파악되는데 아직 공장 가동 여부를 단정 지어 말하기는 어렵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정부는 여전히 이 부분을 계속 확인하고 있고요. 만약 북한이 가동하지 않았는데 단순히 대외용으로 이렇게 발표한 것이라면 다행이지만 진짜로 가동하고 있다는 얘기라면 북한은 지금이라도 당장 중지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거기에 있는 모든 자산은 우리 기업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건 우리 정부의 것이 아닙니다. 물론 전기 시설이나 수도 시설 등은 정부가 투자한 것이지만 거기에 있는 자산, 즉 건물이라든지 기계, 설비 등은 모두 우리 기업의 소유입니다. 그래서 이것을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방북해야 하고요. 북한도 우리의 방북을 수용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노재완: 북한의 핵 문제 등으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개성공업지구 문제가 남북 간의 또 다른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으로서 남북 당국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옥성석: 지금 남북은 물론 북미 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데요. 과거 소련이라든지 중국의 예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역사는 진화하게 돼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서로 도움이 되는 사이로 발전하기 위한 일종의 과정이라고 봅니다. 저는 머지않아 지금의 북핵 문제라든지 복잡한 문제들이 해결되리라 믿고 있습니다. 다만 그 기간이 좀 길어지느냐 아니면 단시일 내에 이뤄지느냐가 문제일 겁니다. 어쨌든 역사 앞에 남북문제와 미북문제가 빨리 매듭지어지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또 이것이 해결되어야만 북한도 발전하고 우리도 발전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저는 머지않은 시간에 그 접점을 찾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노재완: 잘 알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옥성석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이었습니다. 바쁘신 가운데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옥성석: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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