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남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의 방북이 연내에 이뤄지기는 어렵게 됐습니다. 이희호 여사 측은 건강 상태를 고려해 방북 시기를 내년 봄으로 연기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대중평화센터는 1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희호 여사의 방북 시기를 연기한다"고 밝혔습니다. 방북 시기는 일단 내년 봄으로 정했습니다.
김대중평화센터는 당초 지난 11월 21일 북측과 실무접촉을 가진 뒤 의료진과 방북 시기를 검토해왔습니다. 의료진은 올 여름 폐렴으로 입원했고 두 달여 간 투병한 이희호 여사의 건강 상태로 추운 계절에 방북하는 것은 어렵다고 권유했습니다.
이희호 여사는 북측 아동들에게 구호품을 전달하기 위해 연내 방북을 희망했지만, 의료진의 간곡한 권유가 이어지면서 방북 연기를 받아들였습니다. 이희호 여사 측은 이날 북측에 이 같은 결정을 통보하고, 남측의 통일부에도 전달했습니다.
현재로선 이 여사의 방북 시기가 내년 5월과 6월이 유력시되고 있습니다. 이희호 여사 측은 건강상의 이유를 들었지만, 일부에서는 경색된 남북관계가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아울러 1월부터 4월까지 북한에서 크고 작은 정치 행사가 많아서 이러한 부분까지 고려했다는 분석입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아무래도 2월 16일, 4월 15일 등 북한의 중요한 정치적 행사들이 있기 때문에 이후로 미뤄지지 않았나 판단됩니다.
북측에서는 이희호 여사가 방북할 경우 국빈급이 묵는 백화원초대소를 내주겠다고 했습니다. 이는 이 여사를 '최고 예우'로서 맞이하겠다는 뜻입니다. 과거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도 이곳에서 묵었습니다.
앞서 이희호 여사는 지난 10월 28일 청와대를 방문하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방북 의사를 밝혔습니다. 당시 이 여사는 방북이 성사되면 "자신이 '손수 짠 털모자'를 비롯해 민간단체가 모은 방한용품 등을 북한 아동들에게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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